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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예원사진실을 운영하고 있는 유병열(67)씨는 "앞으로도 손님들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에 담고 싶다"고 밝혔다. 2023.6.18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인천시는 '이어가게'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 고유의 정서와 특색을 담은 오래된 가게를 발굴·지원해 골목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취지가 크다. 30년 이상 뚝심 있게 자리를 지켜온 노포들이 대부분이다. 경인일보는 '이어가게'로 선정된 노포를 찾아 그곳의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기획물을 9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편집자 주 

"평생 남는 가족사진, 저에게 맡겨 주세요."


'예원사진실' 사진관 내부엔 활짝 웃는 가족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자신이 찍은 어느 가족의 행복한 순간이 담긴 사진을 바라보며 유병열(67)씨는 더 크게 웃어 보였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사거리에는 한자리를 36년째 지키고 있는 사진관이 있다. 이곳은 평생 사진사로 살아온 유씨의 작업실이다. 10여년 전부터는 딸 시내씨와 함께하며 2대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10년 넘게 딸 시내씨와 함께
손님 긴장 푸는 비결은 미소
수천장 중 선별·세심한 수정


손님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유씨는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사진 찍을 때만큼은 인상 쓰는 사람이 없습니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손님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는 사진사는 아주 행복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자식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유씨의 얼굴에도 미소가 항상 끊이질 않았다. 유씨는 "사진사가 미소를 지어야 사진을 찍으러 온 손님들도 긴장도 풀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다"며 수십 년 흔들림 없이 한길을 걸으며 쌓은 영업 비결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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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예원사진실을 운영하는 유병열(67)씨가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부녀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사진관의 단골손님들도 대를 이어 찾아오고 있다. 30년 전 유씨의 사진관에서 돌 사진을 찍었던 한 손님이 이제 가정을 꾸려 자녀의 돌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유씨는 "한 자리에서 오래 사진관을 운영하다 보니 사진관을 찾은 손님들이 자신들의 추억을 먼저 꺼내는 경우가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엔 증명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찍으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가족사진을 찍을 때 유씨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가족사진은 평생 한 두어 번 찍고, 집 거실에 평생 걸려있다. 그래서 가족사진을 찍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소중한 사진을 만들어줘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고 했다.

사진 하나를 완성하려면 사진사의 손을 여러 번 거쳐야 한다. 유씨는 "사진 작업도 화가가 그림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수천 장 찍은 사진에서 가족 모두가 잘 나온 사진을 고르고, 또 개인마다 세심한 수정 작업을 거쳐 가족사진은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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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예원사진실. 2023.6.18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동네에 하나씩은 있을 법했던 사진관은 점점 사라지고, 최근엔 그 자리를 셀프 포토 부스가 채우고 있다. 예원사진실 근처에도 셀프 포토 부스가 들어섰다.

유씨는 "고객이 스스로 사진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가 유행하고 있지만, 사진관만의 장점이 있다"며 "작은 증명사진 하나도 사진가에겐 작품이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으로 손님들을 앞으로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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