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 이전 무산 이후 서울시 구로구에서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궁금해 지난 13일 참관한 '구로차량기지 이전 추진 관련 주민설명회'는 이미 버스는 지나갔는데 뒤늦게 손을 흔들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처지가 난처해 진 정치인들은 지나간 과거의 책임론보다는 앞으로 재추진 방향에 힘을 모으자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시흥, 안산 등 광명시 바깥지역을 찾아 이전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또 일부 정치인은 이전 후보지 쪽과 얘기가 오가고 있다며 차량기지 이전의 대가로 제공될 인센티브가 정해지지 않아 공개할 수 없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만약 박승원 광명시장과 광명시민들이 똘똘 뭉쳐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반대에 나서기 전,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진지하게 광명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어떠했을까? 또 구로구가 중앙정부로부터 무시·외면받고 있던 광명시에 힘을 보태며 상생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물론 수십 년 동안 피해를 입고 있는 구로구 주민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차량기지처럼 기피·혐오시설은 당연히 서울에서 인근 경기도 시·군으로 나가는 것이 당연하고 특히,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피해를 입게 될 지역의 고통은 모르겠고 무조건 우리 요구만 받아들여지면 된다"는 식의 접근방식은 오히려 갈등만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광명시는 얼마 전 차량기지 이전 시 해당 지자체장과 협의토록 한 철도건설법 개정안을 경기도에 건의했다. 이것은 최소한 기피시설 이전만이라도 지역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무산 사례가 보여준 교훈을 담고 있다.
/문성호 지역사회부(광명) 차장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