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에선 이보다 훨씬 희한한 일도 벌어진다. 한 컨설팅 회사는 새 고객을 맡아 줄 컨설턴트를 찾던 중 구직자 B씨에게 연락했다. B씨는 자신이 임신 중이며 차후 6~8개월가량 출산휴가를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당연히(!) 채용을 거절했는데 B씨가 좀 모난 돌이었는지 차별 옴부즈맨을 찾았다. DO는 '상식'에 맞게 임신부 B씨가 별나다고 판정한 게 아니라, 회사가 성차별을 했으니 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임신 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객에게 소개도 하지 않고 배제하는 것은 남성이나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라면 받지 않았을 차별이라는 것이다. 이 건은 현재 진행 중인데 다른 사례를 보면 결국 회사에서 승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사 사례를 살펴보자.
尹, 법으로 보장 출산·육아휴가
쓰기 어려운 현실 지적하며
비상한 각오 밝혔지만 '의문'
한 금융회사에 구직을 문의한 C씨는 채용 담당자에게 임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예정된 면접을 취소한다고 C씨에게 통지했다. DO는 성차별에 따른 배상금으로 1천200만원을 주문했고 회사에서 이를 따르며 사건은 종결됐다. 한 비영리 단체는 D씨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가 D씨의 임신을 알게 된 뒤 이를 철회했다. DO는 노동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고, 법원의 판결에 앞서 단체는 성차별을 인정하며 840만원을 배상했다. 현재 소송 중인 사건으로 E씨의 사례는 여러 모로 시사점이 있다. 여성인 E씨는 수차례 같은 일자리에 지원한 후 고용주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게 된다. 이 일은 매우 힘이 들고 전부 남성이 해왔으며 이미 남성을 고용했다는 내용이었다. DO는 1천200만원의 배상금을 판정했다. E씨에 대한 개별적인 평가도 없이 '여성은 할 수 없다'는 생각만으로 채용에서 배제한 것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해진 차별이라는 것이다. 올해 4월 말에 소송이 제기됐으니 늦어도 몇 개월 안에 거의 틀림없이 고용주가 법을 어겼다는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상식적인' 나라에선 자폐증 진단을 받았더라도 개별 평가 없이 채용을 거부당하면 차별금지법에 따라 권익을 보장받는다.
임신 차별금지와 관련하여 F씨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레스토랑의 수습직원으로 채용된 F씨는 이내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병가와 단축근무, 특정 업무의 제외를 요청했으나 레스토랑은 그녀를 해고했다. DO는 2천400만원의 배상금을 판정했고 레스토랑은 F씨와 합의를 맺었다. 한 서비스 업체에서 6개월의 수습을 마치고 정직원 근무를 시작한 G씨는 이틀 뒤 회사에 임신 사실을 알리고는 짧은 병가를 신청했다. 정직원 입사 서류에 아직 사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는 G씨를 해고했지만 DO는 배상금 2천400만원을 판정했고 회사는 이를 지급했다.
정부, 임신·출산 이유로
차별 저지르는 불법 기업에 관대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위중하다며 급여를 후려친 외국인 육아도우미에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단체 소개팅까지 별의별 대책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으로 보장된 출산, 육아휴가조차 쓰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앞으로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여 의문이 생긴다. 법치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는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온갖 차별을 저지르는 불법 기업들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하고 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저출산의 핵심 원인인 기업 및 사주의 불법행위에 한없이 관대하다. 경영자 한정 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77%가 나오자 이게 진정한 지지율이라며 자화자찬하는 대통령에게 대체 뭘 바라겠는가.
/장제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