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이 지속되자 정부가 소줏값에 이어 라면 가격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식품업계에선 원가 부담을 호소하면서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18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라면 가격과 관련해 "지난해 9~10월에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라면 가격을) 내렸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하나하나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밀 가격 내렸기에"
밀가루는 작년보다 10% 올라 고심
추 부총리가 거론한 것처럼 지난해 9~11월 주요 라면 제조업체들은 원재룟값 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류 출고 가격을 10% 안팎 올린 바 있다. 이후 라면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증가했는데,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서민 음식'의 대표격인 라면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지자 추 부총리가 가격 인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정부는 '서민 술' 소주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자 주류업계에 인상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에도 추 부총리는 "소주 등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그런 품목에 대해선 업계의 적극적 협조를 부탁한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인상 요인이 있는 만큼 식품업계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라면의 경우 밀 수입 가격은 떨어졌지만 밀가루 가격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0% 올랐고, 또 다른 원료인 전분 역시 가격이 상승했다. 소주 역시 주 원료인 주정 가격이 지난 4월 평균 9.8% 인상됐고 병·뚜껑 가격도 상향조정돼 가격이 오를 여지는 여전하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