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무순위 청약 시장이 반등하는 분위기다. 분양가가 비싼 대형 주택은 물론, 지난해 하반기 줄줄이 미달했던 60㎡ 미만 소형 주택 경쟁률도 올 2분기 들어 치열해졌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1~6월 인천지역 내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203가구에 5천596명이 신청하면서 청약 경쟁률은 27.56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1천215가구 모집에 718명만 신청해(경쟁률 0.59대 1) 찬바람이 불었던 상황과는 다른 양상이다. 무순위 청약이란 1·2순위 청약을 마친 뒤 미계약된 물량에 대해 청약 신청을 받는 절차를 뜻한다.
1~6월 27.56대1 '작년과 반대양상'
구도심 1가구 모집에 610명 몰려
무주택·거주요건 폐지 영향 열기
인천 무순위 청약 시장은 올해 들어 지역과 주택 규모 등을 가리지 않고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4일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84.06㎡(전용면적 기준) 2가구를 모집하는데 976명이 몰려 488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구도심에 위치한 '주안 캐슬앤더샵 에듀포레' 역시 지난달 1차 무순위 청약에서 84.99㎡ 주택 1가구 모집에 610명이 몰렸고, 소형 주택인 59.64㎡ 1가구에도 210명이 신청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29가구(전용면적 39~64㎡)를 모집하는데 15명만 신청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더퍼스트 시티 송도' 역시 올해 4월 진행한 2차 무순위 청약에서는 36가구 모집에 144명이 몰렸다. 이들 단지 모두 최초 분양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재차 청약에 나서면서, 청약 열기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된 것이다.
일반공급시장 여전히 부진 '대조'
정부가 지난 3월1일부터 무순위 청약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도 신청 열기에 불을 붙였다. 국토교통부는 2월28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을 공포하고 무순위 청약자의 무주택·거주지 요건을 폐지했다.
개정령 발표 이전까지는 청약자 본인이 해당 주택이 건설되는 지역에 거주해야 하고, 본인과 배우자를 포함한 가구 구성원 모두가 무주택자여야만 무순위 청약이 가능했다. 그러나 요건이 개정되면서 다른 지역에 사는 유주택자도 무순위 청약을 신청할 길이 열렸다.
다만 인천지역 일반공급 청약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9일 일반공급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미추홀 루브루 숭의'가 50가구 모집에 31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이달 인천 신규 분양 물량이 2천793가구로 예정된 가운데 입지와 분양가 등을 고려한 '선별 청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반등하는 흐름이지만, 분양가가 더 오를 전망이기에 대규모 단지나 교통 접근성 등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