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던 여객기에서 한 승객이 출입문을 열겠다며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의 빠른 대처로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대구공항에서 비상문이 개방된 채 여객기가 착륙한 사건을 떠올린 탑승객들은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49분(현지 시각)께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출입문 개방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객기에는 승객 183명이 타고 있었다.

비상구 좌석에 앉아있던 A씨는 이륙 1시간 만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승무원들은 A씨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맨 앞자리로 이동시켰으나, 그는 돌연 출입문 쪽으로 접근해 문을 열려고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남성 "가슴이 답답" 이상행동
당시 고도 9㎞ 승무원 등 즉시 저지
3㎞ 이상서 기압차 문 열리지 않아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당 승객이 출입문으로 접근하자 승무원들과 주변 승객들이 곧바로 그의 행동을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여객기는 약 9㎞ 고도에서 비행 중이어서 문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여객기는 약 3㎞ 이상 고도에서는 기압 차이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제주항공으로부터 A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대구공항에 도착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B씨가 착륙 직전 약 213m 상공에서 비상 출입문을 개방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194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승객 12명이 호흡 곤란 증세를 호소했고, 이 가운데 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