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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수원지부
한낮 햇볕이 제법 따가웠던 5월 어느 날, 혼전계약을 할 예정인데 이를 공증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앳된 목소리의 여자분으로부터 전화상담이 왔다. 혹시나 하고 장래 남편의 국적을 여쭈어보니 영국 사람이라 하여 우리에게는 생소한 혼전계약을 하고 공증 논의까지 진행된 것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이혼이 빈번한 영국 등 서구권에서는 혼인 전, 혼인이 파경에 이를 경우를 대비하여 재산의 분할, 자녀의 양육 등에 대해 미리 합의를 하여 두는 혼전계약(Prenuptial Agreement)을 많이 한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은 혼인 시에 이혼을 미리 염두에 둔다는 것이 일반적 정서에 반하다 보니, 혼전계약은 재산이 아주 많은 연예인이나 특별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부부재산을 원칙적으로 어떻게 규율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민법 제830조(특유재산과 귀속불명재산) ①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라고 하여 부부재산별산제를 채택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부가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이라 하더라도 명의가 부부 중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으면 그 일방의 재산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부별산제 원칙 하에서 혼인 전 고유재산에 대해 명확히 하고, 혼인 중 공동재산의 소유관계 및 관리에 대해 따로 약정할 필요가 있을 때 부부재산약정을 하고 이를 혼인 성립 시까지 등기하여 공시한다. 2022년도 통계청의 혼인통계에 의하면 남녀의 평균 초혼 연령이 33.7세, 31.3세이고 전체 혼인 건수 중 재혼비율이 22.6%로 각자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혼인을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재혼인 경우에는 일방의 자녀에 대한 향후 상속·증여에 대한 부분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혼인 전 부부재산약정에 대한 중요도는 점점 커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민연기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수원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