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우리 항공사들이 일부 한중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과 관련, '한국 관광지와 면세점에서 중국인들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성 주장을 해 국내 관광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한중 노선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과 관련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글로벌타임스는 둥샹룽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주장을 인용 "윤석열 정부는 친미와 친일 노선으로 매우 기울어진 외교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는 물론 한반도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명백한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둥샹룽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매체에 "탑승객 감소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항공노선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면서도 "승객이 적은 배경에는 분명히 정치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덜 매력적인 여행지가 됐고 한국 상품의 인기도 떨어졌기 때문에 한국 면세점과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尹정부의 외교 노선 '부작용 우려'
"韓 인기 시들 中관광객 줄어들 것"
면세업계·카지노는 불똥 튈까 촉각
앞서 대한항공은 중국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김포~베이징을 오가는 노선 운항을 오는 8월 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샤먼 노선도 8월 9일부터 10월 28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 6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을, 7월 8일부터는 인천~선전 노선 운항을 각각 중단한다. 인천~시안 노선은 이미 지난 20일부터 운항하지 않고 있다. 이들 노선의 운항 중단 기간은 10월 28일까지다.
이들 항공사의 중국 일부 노선 중단은 일시적인 것으로 올해 전체적인 중국 운항 횟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하거나 동일하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3∼15일 아일랜드 더블린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슬롯 조정회의'에 참가해 2023년 동계시즌(2023년 10월 말~2024년 3월 말) 항공기 운항 스케줄을 협의했다. 회의 결과 중국 노선의 증가율이 20.9%를 기록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이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내 항공사들의 일시적인 노선 중단 결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면세업계와 카지노, 관광업체들이 불똥이 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한국 단체 관광을 아직 허용하지 않고 있다. 국내 면세점과 카지노 등은 중국인 단체 관광 등이 전면 허용돼야 그나마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 1~5월 중국 노선 이용객 수는 120만6천374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6.7% 수준에 그쳤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