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킨슨병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우리 중뇌에 있는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뉴로트랜스미터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점차 없어지며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지난해 12만 명을 넘어섰고, 2018년 10만5천882명과 비교하면 최근 5년간 14% 증가했다. 2022년 기준으로 파킨슨병 환자 남녀 성비는 각각 43%와 57%였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98%에 달했다.
파킨슨병은 손 떨림, 몸이 굳어지는 경직, 행동이 느려지는 운동완서, 보행장애 등으로 정상적인 노화현상과 증상을 혼동하기 쉽다. 이에 전문가들은 떨림과 경직은 정상적인 노화현상에서 드문 현상으로,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들은 신경퇴행이 빠르게 진행되며 이 경우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조증상 없이 천천히 나타나는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 세포가 약 80%가 없어졌을 때 증상이 시작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신경퇴행이 진행돼 병이 악화된다.
초기에는 주로 우측이나 좌측, 몸의 한쪽에서 떨림이나 경직 증상이 생겼다가 점차 전신증상으로 넘어가고, 이후 보행장애까지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뇌졸중과도 혼동하기 쉬운데,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몸의 한쪽이 완전히 마비되며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반면, 파킨슨병은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고 동반되는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
손 떨림·신체 경직·보행장애 등 노화현상과 혼동
갑자기 마비 오는 뇌졸중과 달리 천천히 증상 발현
1~3등급 초기 진행 정도땐 '뇌심부자극술'로 회복
파킨슨병은 초기에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 중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것은 뇌심부자극술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1만 건이 넘는 뇌심부자극술이 시행되고 있다.
흑질에서 뇌기저핵 쪽으로 신경 전달물질이 지나가면서 우리의 행동을 조절하는 게 정상적인 행동인데, 파킨슨병은 이것이 방해를 받아서 생긴다. 뇌심부자극술은 뇌심부에 전극을 집어넣어 망가진 회로를 전기적 작용으로 되돌려 놓는데, 아주 작은 신경핵에 전극을 집어넣기 때문에 매우 정교한 수술이 요구된다.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이 심하게 진행된 환자에게는 권고되지 않는다. 파킨슨병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뉘는데, 2등급 말에서 3등급 초에는 수술 효과가 좋지만 3등급 말이나 4등급이 되면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또 비운동증상을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도 수술 효과가 떨어진다. 비운동증상은 우울, 불안, 인지기능 저하, 변비, 소화불량, 수면장애 등으로 주로 운동증상이 먼저 나타난 뒤에 발현된다.
김영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신경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병이 악화되고 치료도 어려워진다"며 "뇌심부자극술을 받으면 병 이전 상태로 돌아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방법과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