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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증가 폭에 비해 먹거리 물가 부담이 훨씬 커지면서 최근 정부의 라면 가격 인하 권고에 대한 식품 기업들의 반응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라면판매대 모습. 2023.6.26 /연합뉴스

정부 압박 영향일까. 농심이 자사 대표 라면 중 하나인 신라면 가격을 인하키로 했다. 제품 가격을 내리는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농심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신라면 출고가가 4.5% 인하된다.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이 1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1봉지당 50원가량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 스낵 제품인 새우깡도 출고가가 6.9% 하향조정된다. 소매점 기준으로는 100원 내려 1천400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일부터 1봉지 50원 인하
새우깡 100원↓ 1400원 판매
밀가루 가격 인하 조짐에 결정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 인하를 택한 배경은 제분업계가 가격 인하 조짐을 보여서다. 앞서 정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값에 이어 밀가루 등 제분 업계에도 제품 가격을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7개 제분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하락한 밀 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고려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제분업계는 "선물가격과 수입가격의 시차, 부대비용과 환율 상승 등 어려운 점이 있으나 다음 달에 밀가루 출하 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제분업계가 인하 여부를 고심 중인 가운데, 농심의 경우 다음 달부터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밀가루 가격이 5% 인하된다. 밀가루 가격이 낮아진 만큼 농심 제품 가격을 조정하는 셈이다. 농심은 이번 인하 결정을 "제분업계의 밀가루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비용절감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밀가루를 제외한 원가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 속, 단순 이익 증가를 택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취지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시 경영에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소비자가 실질적인 생활물가 하락을 체감할 수 있게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가격 인하 대상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