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후인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댐 건설 계획에 반대, 주민참여방식의 관광지 개발에 성공한 일본의 대표적 온천 관광지다. 우리나라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계절에 관계 없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는 일본 특유의 절제된 삶의 미학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나고야성(城) 오사카성(城)과 함께 일본의 3대 명성(名城)으로 일컬어지는 구마모토성(城) 또한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축성했고 당시 납치한 우리 국민들이 동원되어 성을 쌓는데 기여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부모님과 함께 가족여행을 온 아들에게 "가족사진 찍어 드릴까요"라며 말을 건넸다. 그러자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아들이 "그러고 보니 엄마,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 것 같네! 잘 찍어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영원히 가족구성원으로 남을 아들
세상에 없지만 '가족사진'과 함께
군대갔을때 사진 못챙겨줘 아쉬움
순간 19년 전 군에 입대한 아들이 '가족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식이 군대 갈 때에 가족사진을 챙겨주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부부는 미처 그리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가족사진을 찾아보니 변변하게 찍어놓은 사진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사진관을 찾아 사진을 찍어 보낼 수밖에 없었으니 시간이 걸렸다. 고된 훈련이지만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했을 아이 마음을 헤아려보면서 군대 갈 때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과 가족사진을 보며 고단함을 달래보려고 했을 아이를 생각하니 안쓰럽기까지 하다. 물론 아이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
카메라도 흔치 않던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가족사진'은 형제자매의 결혼이나 할머니·할아버지 회갑잔치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사진사가 집을 방문해 찍을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언제든지 마음대로 쉽게 찍을 수 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집안 대청마루 가장 보기 좋은 곳에 대대손손 찍어놓은 사진을 걸어놓곤 했다. 춥고 배고픈 시절 고달픈 삶 가운데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며 힘과 용기를 얻는데 '가족사진'은 큰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가족사진'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가족이 모여서 함께 찍은 사진이다. 장소적으로는 사진관 또는 어디에서든지 다른 사람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찍는 사진을 말한다.
떨어져 살거나 영원한 이별을 할 경우 지난 추억을 회상하고 힘든 일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데에 무척 소중한 것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군대 가는 자식에게 가족사진 한 장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은 더욱더 안타까움으로 남아있다.
삶이 고단하고 지칠 때면 세상에 없는 아이 얼굴을 떠올려 보곤 한다.
어릴 때 사진 한 장을 작은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나는 위안을 받는다. 생각이 혼란스러워지고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느껴질 때면 수첩 속 사진을 꺼내보는 것 또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면 살며시 웃으며 '아빠 아무 걱정 마세요'라고 대답한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아들과 아빠의 천상과 지상에서의 대화인 것이다. 비록 세상에는 없지만 '가족사진'과 함께 영원한 가족구성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공휴일 지정 추모도 중요하지만
상처 보듬어 줄 심리치료도 필요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 장병과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은 6월6일로 1970년부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국가기념 법정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 후 순직한 부모의 입장에서는 공휴일로 지정 추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훈 가족들에 대한 아픈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정신적 치유 프로그램 운영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문득 해 본다.
/김한섭 광주문인협회 회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