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석이 가득 찼다. 보조 의자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관객이 많았다. 일반 관객뿐 아니라 지역 연극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만석인 극장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고,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연극을 잘 모르는 나조차 배우들이 기분 좋게 '오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큰 환호성, 박수 소리가 이어진 커튼콜로 연극이 끝났다. 이후 극장 밖에서 펼쳐진 풍경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허리를 크게 숙여 큰 목소리로 기분 좋게 인사하는 이들이 많았고, 선후배 연극인들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덕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다. 단원들에게 꽃다발과 함께 '비타500', '박카스', 크림빵, 격려금이 든 봉투를 떠안기는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꼭 잔칫날 같았다.
이날 마지막 공연은 군인이 싸움터에 나가기 전에 치르는 '출정식'과도 같은 성격의 자리였다. 극단 십년후가 인천 대표 선수로 제주에서 열릴 대한민국연극제 참가 공연을 꼭 일주일 앞둔 날이었다. 대한민국연극제는 쉽게 말해 연극계의 전국체전 같은 행사다.
그러던 와중에 한 지역 원로 연극인이 넌지시 이야기를 건넸다. 꼭 2년 후인 오는 2025년 인천에서 열릴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는 지역 연극인의 힘으로만 치르기 힘든 큰 행사인데, 행정 영역의 관심이나 적극성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당장 2년 뒤 행사를 치를 인천시 담당자들이 지금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가 어떻게 치러지는지 관련 부서 공무원이 꼭 현장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고, 코로나19 이전 지역 극단이 출전하면 몇 명이라도 응원을 와주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는 말도 했다. 대한민국연극제는 7월3일 끝난다. 이런 원로 연극인의 걱정이 기우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