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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통일전망대는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북단 관광지다. 관광객들은 군의 허가를 받고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통과해야 갈 수 있다. 까다로운 출입절차로 새삼 분단국의 현실을 깨닫지만, 일단 전망대에 오르면 선계(仙界)의 비경에 넋을 잃는다. 외금강과 명사십리의 전경이 푸른바다와 펼쳐진 압도적 풍경은, 북한 금강산 관광 때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지난 25일 고성 제진 검문소 초병들이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려던 오토바이족 3명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초병들은 공포탄까지 발사했다. 상황은 오토바이족들의 경찰 신고로 알려진 모양이다. 초병들의 공포탄 발사를 과잉대응이라고 문제 삼은 것이다. 방송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반전이 일어났다. 초병들을 두둔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제 꾀에 제가 넘어간 형국이다.

오토바이족들이 초병과 벌인 시비 자체가 말이 안 됐다. 이들은 정상적인 통일전망대 출입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검문소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 무조건 통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오토바이 진입금지라는 경고문도 무시했다. 현장 동영상에는 초병들에게 욕설하며 저항한 정황도 나온다. 공포탄을 쏘자 총기에 손을 댄 장면은 어처구니 없다. 경계근무 중인 군인에게 저잣거리의 생떼와 시비를 벌인 것이다.

군형법은 초병에 대한 폭행과 협박, 초소 침범을 엄하게 처벌한다. 경계에 실패한 군인, 군대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시라면 훨씬 가혹한 장면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군형법이 아니더라도 군사작전지역 검문소 초병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상식이다. 상식 이하의 행동을 저지른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방송 인터뷰에 등장해 억울하다 호소하는 적반하장에 여론이 등을 돌렸다.

독재정권 시절 각인된 제복 트라우마 때문인가, 민주화 이후 수십년 동안 제복의 권위는 추락일로였다. 경찰은 주취자와 시위대에 시달리고,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모욕당한다. 이젠 하다못해 민통선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경계근무 중인 정복 초병에게 욕설하고 시비를 건 것도 모자라 피해자인양 여론전을 펴는 무개념 민간인까지 등장했다.

초병들을 지지하는 여론이 그나마 큰 위안이다. 넘어선 안 될 선을 지적하는 집단지성이 든든하다. 오토바이족들은 통일전망대 가려다 망신살이 뻗쳤다. 자승자박이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