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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경기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대곡~소사선 개통 축하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도민과 국민은 현명하다. 정부가 소탐대실하지 않길 바란다"며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다 관련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앞서 고양~부천을 오가는 대곡~소사선이 개통하는데 관련 행사에 야당 소속 정치인을 제외시키며 논란이 일었다. 특히 민자사업인 이 철도 건립에 1천억원 재원을 투입한 경기도가 초대를 받지 못한 게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이 야당을 '패싱'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루로 치면 겨우 새벽… 갈길 멀다"

양당 정치, 외교 부정적 영향 우려
200명 경기청년에 해외유학 지원

민선 7·8기 구분 의미 있나…
경제는 시간대 딱 잘라 볼수 없어
광역지자체단체장 높은 지지율 기록
상식적인 일처리 때문이라 생각

임기내 100조 이상 국내외투자 유치
경기도의회와 양보·협치태도 다짐

'삼겹살 불판 바꾸자' 노희찬 말처럼
오래된 불판에 고기 구우면 타는 법
사회·경제 문제 해결위해 정치 교체를

김 지사는 "고생했던 관계자들과 축하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유감이다. 지역구 의원은 물론이고 도의원, 시의원들까지 이 사업에 노력을 기울인 많은 사람이 있다. 경기도도 가장 많은 재원을 부담하며 고생을 했다. 국민을 위한 일인만큼 다 같이 품 넓게 축하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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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경기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경기도 제공

이날 김 지사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지금 하루로 치면 겨우 새벽 6시에 도달한 것으로 7시부터 밤 12시까지 달려갈 길이 멀다. 경기도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지사는 간담회를 시작하며 "지난해 임기를 시작한 첫 날에도 집중호우 피해복구 상황을 챙겼다. 마치 어제 일 같다. 예정된 취임식도 취소하고 도정을 맡았는데 지금도 최우선 과제는 1천400만 도민 삶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첫 마음을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양당 구조는 강고하고 외교까지 흑백 논리로 우리편과 상대편을 나누고 있다. 경제도 나뉘었고 노동계를 적대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우리 사회는 더 작아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는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도민 삶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외교 지평을 넓히고 상생 경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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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민선 8기 1주년 외교 성과/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경기도 지원을 받아 미국 조지 워싱턴대로 유학을 떠나게 된 조은비씨의 편지 일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젊은 청년이 미래를 위해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뭉클하다. 하지만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1천400만 경기도민"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번 해외 유학 지원을 통해 200명의 경기도 청년이 유수 대학으로 떠난다. 그 중 35%에 해당하는 70명이 고졸이나 초급대학 재학·졸업생이다. 김 지사는 "해외에 나갈 기회가 없는 청년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경기도정 철학이다. 앞으로 기회를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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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민선 8기 취임 1년 투자 유치 성과/경기도 제공

그는 민선 7기 이재명 전 도지사의 도정과 민선 8기 김동연의 도정을 구분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도 곁드렸다. 김 지사는 "정부가 남 탓을 많이 한다. 현재 잘못이 언론과 지난 정부 탓이라는 얘기를 한다. 부총리로 있었던 2018년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게 지난 정부 잘못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지난 정부의 공과 과도 있겠지만 경제는 시간대를 딱 잘라 보는 게 맞지 않다. 경제는 흐름이고, 지금 경제에 어려움이 있다면 제 책임'이라고 답변했다"며 "7기와 지금은 도정 방향이 다른 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어서 할 것은 하고 고칠 것은 고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전국 광역지자체단체장 중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선 "고맙고 감사한 일이긴 하나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정치인들이 선거 득표율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깝다. 저에 대한 부정평가가 낮은 건 안정성이 있고 상식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돈 버는 도지사'로서 경제 전문가 면모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임기 내 100조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경기도에 유치하겠다. 민주당이나 진보가 경제·시장에 무능하다는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고 싶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하며 10여년 가까이 국가 재정 운영을 총괄했고 경제 정책 전반을 관장했다. 과거엔 보수는 유능하지만 부패했고 진보는 무능하지만 청렴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둘 다 아니다. 양 진영 다 무능하고 부패했다. 민주당 도지사로서 경제 운영을 잘하며 역할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의회와 협치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지사는 "얼마 전 결혼식에 갔더니 부페에서 전을 부치는 분이 '싸우지 좀 마세요'라고 하시길래 '저희는 안 싸웁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경기도의회)야당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2년차에는 양보하며 협치하는 모습을 더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적극적으로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향후 도정 방향에 대해 "경기도에 헌신하겠다. 열과 성을 다해 도정에 매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정치교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정치를 교체하고 싶어서다. 노회찬 의원이 과거 삼겹살 불판을 바꿔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 오래된 불판에 고기를 구우면 까맣게 탄다. 저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국회 앞에서 붕어빵을 팔았다. 아무리 좋은 반죽, 밀가루를 넣어도 붕어빵 틀에 들어가면 붕어빵만 나온다. 우리 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를 교체해야 한다"고 정치적 소신을 밝혔다.

/신지영·신현정 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