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송출배관이 관내에 2곳이나 지나가는데 도시가스 공급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화성시 장안면 주민들은 생존권이 달린 도시가스 공급을 요구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최근 천연가스 송출 배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곳에서 트랙터와 경운기를 이용한 농기계 항의 시위를 수차례 벌이기도 했다.
2일 화성시 장안면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도매업자)는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제5기지 건설계획에 따라 2공구(평택LT~안산), 3공구(평택LT~오산)의 송출배관 건설공사를 2020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2개 공구는 모두 장안면 지역 13㎞를 가로질러 각각 안산과 오산으로 이어지는 가스 배관 연결공사로, 2공구는 장안면 노진리~사곡리 구간 4.3㎞를, 3공구는 장안면 장안리~독정리 구간 8.7㎞를 통과한다.
화성시 장안면 등 2개 공구 공사
정작 해당지역 제외돼 주민 분통
하지만 이들 지역은 도시가스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지역이다.
이에 주민들은 2개 공구의 천연가스 송출 배관이 장안면을 통과하고 있으니 주민복지 증진 및 사회공헌 차원에서 도시가스를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장안면은 도시가스 공급률이 50% 안팎의 오지로 취사 및 난방 등 연료공급의 사각지대로 전락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취사 등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화성시는 언제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압시설에 100억대 비용 발생"
독점사업권 쥔 삼천리 손실 이유
그러나 화성지역 전체에 대한 독점 사업권을 쥐고 있는 삼천리도시가스(소매업자)는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삼천리는 매출액 9조원 안팎에 도내 13개 지자체가 사업구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천리 측은 "가스공사 송출배관에서 직접 가정집으로 소매용 가스공급을 할 수 없어 100억원대 비용이 발생하는 정압시설을 설치해야 주민에게 안정적인 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면서 "기업이윤을 외면하고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는데 정압시설을 설치해서 도시가스를 공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