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등 인천에 들어섰거나 개관하는 국립박물관이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킬러 콘텐츠 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인천에 첫 번째로 들어선 국립박물관은 지난달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개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다. 한 해 5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으겠다는 게 박물관 측 포부인데, 이를 위해선 박물관을 대표하는 핵심 유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백승국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는 "고흐의 미술 작품이 미술관에 있다거나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라고 하면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관람객은 찾아간다"며 "지금 인천의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건축물이나 문자 유물에 대한 인지도가 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실 유물을 수집하는 게 쉽지는 않다"며 "우리나라의 뛰어난 ICT(정보통신기술)·디지털 기술을 전시·체험 프로그램과 접목하는 등 관람객의 흥미를 이끌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 연계사업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계문자박물관 "핵심 유물 필요"
지역연계·연구교류 활성화 의견도
내년 개장 해양박물관 1만여점 목표
인천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으로 추정되는 '상정고금예문', '고려대장경' 등 우리나라 문자 역사와 관련성이 있지만 제대로 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부분을 문자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정작 문자박물관의 연구 분야 직원 숫자는 여전히 '0'인 상태(6월7일자 3면 보도='합격자 미공개' 국립문자박물관 채용 구설)다.
문자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이 이제 막 개관해 일반 관람객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며 "연구 분야 직원 채용은 이달 중 하려고 준비 중이다. 일반 관람객 관련 업무가 어느 정도 안정된 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문자박물관 측과 지역 협력사업 등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상태"라며 "인천 문자 역사와 관련된 연구 및 유물 수집 등 관련 방향에 대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년 하반기 개장할 예정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유물 확보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해양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유물을 수집해 관람객의 흥미를 이끌겠다는 게 박물관 개관을 추진하는 해양수산부 구상이다. 해수부는 개관 때 1만여 점의 유물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현재 8천여 점의 유물을 구비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 역사나 해양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보여줄 자료들에 초점을 맞춰 유물을 수집하고 있다"며 "박물관이 개관하면 인천 섬 등 지역과 관련한 연구·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운·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