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묘묘(妙描)'를 그린 박경묵의 개인전 '붉고 푸름을 담다'가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박경묵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아름다운 동양화풍의 경관을 몸에 품은 모습의 고양이를 선보인다.
작품 속 고양이를 작가는 '묘묘(妙描)'라고 부른다. 캔버스 위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홀로 있지만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의연해 보이는 자태로 화폭 위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다.
묘묘는 초록색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묘묘는 그 안에 자연을 품고 있다. 산과 바위, 꽃을 담백하게 그려낸 풍경이 묘묘의 옷이다.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
박경묵 개인전 '붉고 푸름을 담다'
세상에 초록 고양이가 있을까. 작가는 캔버스 속 초록 고양이를 두고 '나와 비슷한 면도 있고, 또 나와 많은 부분이 다르기도 한 어떤 상징적 존재'로 설명한다.
익숙하지만 친해지기 힘든 낯선 길고양이를 볼 때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통해, 나와 다른 낯선 이 다름과 포용 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세상이 조화로워 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가끔 혼자라고 느낄 때 조용히 앉아서 나를 바라봐 주는 고양이가 큰 위로가 되어주듯이 작품을 통해 외롭거나 힘들 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길 바라본다"고 말했다.
작가는 동아대학교와 홍익대 대학원 등에서 공부했다. 27차례의 개인전과 145차례 단체전·기획전에 참여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