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은 주로 사설기관이 도맡았으나 그 수가 많지 않은 데다 교육의 전문성과 비용에 대한 불만이 불거졌다.
이처럼 성인 직업교육이 사회문제로 번지자 결국 정부가 나서서 이 사업을 대학에 맡기게 됐다. 대학에서는 풍부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는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평생교육 차원에서 성인들에게 양질의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서정대학교(총장·양영희)도 그중 한 곳이다.
만 25세 이상 학습자 특별전형 선발
2019년부터 학사과정… 직업인 배출
국내 최정상급 실무경력 교수진들
학위에 관련 국가자격증 취득까지
올 2주기 지원사업 선정 연속성 확보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수업 등 인기
"트랙제·PBL강의실 등 친화형 운영"
산학협력 네트워크로 다양한 혜택
이 대학은 산하에 성인학습지원센터를 별도로 설치, 특화된 교육으로 경기 북부지역에서 성인직업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대학 성인직업교육의 특징은 지역 산업의 발전방향과 인력수요를 파악해 반영하고 있는 점이다.
단지 교육에 그치지 않고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제 취업으로 연결하는 사후관리에 비중을 두는 것도 일반 직업교육기관과 차별화된 점이다. 이런 차별화 전략이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인정을 받게 돼 이 대학은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 대학으로 선정되며 교육의 질을 더욱 향상하고 있다.
사실 지역사회가 성인직업교육에 주목하는 점은 지역 산업발전의 기여와 함께 실업문제와 중소기업의 전문인력난 해소다. 서정대 성인학습지원센터는 이런 지역사회의 기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사회복지상담과와 스마트자동차과 2개 학과를 비롯해 중장년뿐 아니라 청년들의 새로운 직업인생을 돕는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지역사회 수요와 미래 비전 최우선
서정대 성인학습지원센터는 정규 학사과정으로 사회복지상담과와 스마트자동차과를 운영 중이다. 사회복지상담과는 2년제와 4년제를 선택할 수 있고 스마트자동차과는 현재 2년제로만 운영된다. 두 학과 모두 2019년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을 통해 설치돼 지금까지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사회복지상담과는 만 25세 이상 성인학습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해 사회복지와 상담 분야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은 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역이 많고 이 중 대다수가 공공 복지기관 부족에 시달려 복지서비스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나 현장에서 복지수요를 파악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복지 인력을 양성할 교육기관조차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회복지상담과는 정부의 평생교육 지원사업 취지에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학과를 졸업하면 학사학위는 물론 사회복지사 2급과 건강가정사, 청소년지도사 3급 등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스마트자동차과는 만 25세 성인학습자만을 뽑아 자동차 정비 관련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최근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환경에 맞춰 전기자동차나 수소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를 다룰 수 있는 기술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과정으로 볼 때 앞으로 인력수요가 클 것으로 보여 전도유망한 학과라고 할 수 있다. 이 학과가 더욱 매력적인 건 자동차정비기사와 진단평가사 등 전문 자격증 취득을 겨냥해 교육과정이 꾸려지고 진행된다는 것이다.
또 교수진이 자동차정비 명장, 자동차 차량기술사 등 국내 최정상급의 실무 경력자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도 학생들에게는 큰 이점이 되고 있다. 자동차 정비를 비롯해 자동차 손해사정, 자동차 부품제조, 자동차 제조 등 졸업생들이 진출하는 분야도 폭넓다.
스마트자동차과는 한 발 나아가 4년제 전공심화과정을 개설해 진로선택의 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성인학습지원센터 관계자는 "두 학과가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두고 지역사회 수요와 미래 비전 등을 고려해 개설된 교육과정"이라며 "지역사회와 성인학습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성인학습자 중심의 교육
서정대는 2019년 시작, 올해 5월에 마무리된 1주기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에 이어 올해 2주기 지원사업에도 선정되며 성인학습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 대학은 그간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운영을 철저히 성인학습자 수요에 맞춘 데서 성공 요인을 찾았다.
대학 관계자는 "교육 수요자가 대체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성인이란 점을 고려해 교육과정의 기획에서부터 편성, 운영,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이들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처음으로 트랙제와 PBL강의실 등을 도입해 운영하는 등 성인학습 친화형 운영에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성인학습지원센터는 메타버스를 수업과 학생상담에 활용하는 '메타버시티 플랫폼'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성인학습자들이 수업참여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고려, 가상공간에서 상담하거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2년 전부터는 성인학습자 중에 고졸 출신 직업인으로서 능력개발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파악, 이들을 평생교육체제로 유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벌이고 있다.
서정대는 지역 기업과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성인학습자에게 학습지원, 장학금 지원, 취업지원 등 다양한 실질적 지원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인터뷰] 현영렬 서정대 부총장 "지역발전·능력계발… 사회적 책무 힘쓸것"
현영렬(사진) 서정대 부총장은 "평생교육의 발달로 성인학습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현 부총장은 "고교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한 직업인 중에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학위취득이나 경력개발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며 "서정대 성인학습지원센터는 이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경기 북부의 평생 직업교육의 허브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교육적 니즈를 철저하게 파악해 충분히 지원하는 것이 성인학습지원센터의 목적이자 교육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현 부총장은 "올해 2주기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그간 성인학습지원센터가 지향하는 바가 올바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2주기 사업을 통해 성인학습자에게 더욱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교육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