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쏟아져 낙하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됩니다."
3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동구 만석동 한 주택가 골목. 한눈에 봐도 공사가 중단된 지 오래된듯한 빌라 1채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건물 외벽 콘크리트는 일부분이 깨졌고, 콘크리트 속에 있어야 할 철근은 외벽 곳곳에 드러나 있었다. 창문틀이 시공되지 않은 자리에는 녹이 슨 경첩 두 개가 위태롭게 달려 있었다.
이 빌라는 건설사가 자금난을 겪으며 2002년부터 공사가 중단된 뒤 지금까지 방치돼왔다. 골목을 지나는 이들이 빈 건물에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늘어나자 인천시는 5년 전 건물 1층과 입구 등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 건축물 인근 빌라에서 사는 주민 손모(82)씨는 "주택가에 20년 이상 공사가 중단된 건물이 방치돼 있어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비가 많이 오기라도 하면 건물이 무너질까 봐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주택가 20년 이상 공사 중단 '방치'
외장재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 위험
市 관리 총 11개… "완공 여부 협의"
이날 오전 11시45분께 찾아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주택가 골목 입구에도 공사가 중단된 빌라 1채가 있었다. 건물 안에서 버려진 폐건축자재가 보였다. 건물 외장재는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 쌓아올린 벽돌이 드러나 있었다. 이 건물은 건축주의 자금난과 사망으로 1997년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주민 박모(58)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출입문도 녹슬고, 맨 위층에 있는 벽 외장재부터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며 "집으로 가려면 이 건물을 지나야 하는데 바람이 많이 불 땐 벽돌이라도 떨어질까 무섭다"고 했다.
인천시가 관리 중인 '공사 중단 장기 방치 건축물'은 모두 11개다. 이 중 4개는 공사가 중단된 지 20년 이상 지났다. 장마철이 되자 폐건물에서 낙하물이 생기는 등 안전사고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 건축과 관계자는 "방치된 건물이 붕괴할 위험이 있는지 등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있다"며 "일부 건물에 대해선 건축주, 시공사 등과 접촉해 완공 가능 여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