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스미스(Charles B. Smith) 중령은 경기도 오산 죽미령에서 북한군과 첫 교전을 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Task Force Smith) 부대장이다. 6·25전쟁 발발 후 열흘 만인 7월5일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아침이었지만 스미스 대대장은 오전 7시가 조금 지나 수원 가까이에서 북한군의 움직임을 보았다. 그로부터 30분이 지나자 똑똑히 식별할 수 있는 전차대열이 미군 병사들을 향해 오고 있었고 오전 8시경 전차가 한 묶음이 되어 굴러오고 있었다. 오전 8시16분 오산 죽미령에서 미 제24보병사단의 제21연대 제1대대 병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540명의 스미스 특수부대가 국도 1호선을 따라 남하하는 북한군 제4보병사단 2개 연대 5천여명의 병력과 제107 전차연대에 맞서 6시간14분을 버티며 사투를 벌였다. 스미스 특수부대는 이 전투에서 북한군 42명을 사살하고 전차 4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으나, 전우 181명(150명 전사, 31명 실종)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바로 이 전투가 죽미령 전투다. 북한군이 서울을 함락시키고 제2차 공세를 개시함에 따라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전선에 적극 개입시키기로 한 조치로 미국 지상군 선발대가 최초로 출동하여 싸운 전투로, 이로 인해 북한군에게 유엔군의 존재감이 알려지게 되었고 부산 교두보 확보에 크게 기여한 전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전투를 기리기 위해 1955년에 스미스 부대 생존 장병들은 이곳을 찾아와 전우들을 추모하며 540개의 돌을 쌓아 유엔군 초전기념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오산시에서도 매년 스미스 부대원과 주한미군을 초청해 7월 첫째 주에 추도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로 7월5일에 의미있고 성대한 추도식이 열렸다.
오산 '죽미령 전투' 미군 스미스부대 활약
네덜란드 장교 오우덴, 후송치료 거부 전사
마리누스 덴 오우덴(Marinus Petrus Antonius den Ouden)은 한국전에 참전하여 전투 중 전사한 네덜란드 육군 장교다. 네덜란드군의 6·25전쟁 참전은 정부가 아닌 국민의 힘으로 이뤄져 그 의미가 특별하다. 당시 네덜란드 지상군은 인도네시아에 주둔 중이었기 때문에 자국 형편상 파병은 어렵다고 정부는 판단했지만 네덜란드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돕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의 강도 높은 요구에 네덜란드 정부는 육군과 해군 등 5천322명과 6척의 함대를 파견했다. 네덜란드군은 수많은 전투에서 대한민국의 군인들과 함께 싸웠으며 특히 1951년에 있었던 라운드업 작전과 횡성전투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는 등 커다란 활약을 펼쳤다. 네덜란드군은 이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부대장인 오우덴 중령은 전투 중 부상에도 불구하고 후송치료를 거부하고 끝까지 지휘하다 전사했다. 이는 6·25 참전 유엔군 중 유일하게 야전 지휘관이 실제 전투에서 전사한 사례로 기록돼 있다. 한편 네덜란드군은 6·25전쟁 당시 임시주둔 장소로 수원화성 내에 있는 삼일공고를 사용한 바 있다. 그 인연으로 네덜란드 대사관에서는 매년 삼일공고 졸업식에 참석하여 '네덜란드 대사상'을 수여하고 학교 역시 매년 5월 횡성에 있는 네덜란드 참전비를 방문하여 추모하고 있다.
22개국 195만7733명 헌신으로 자유 수호
정전 70주년 '어메이징 70' 영웅들 기억을
올해 정전 70주년 사업의 엠블럼은 '어메이징 70'이다. 7자가 22도 기울어져 있는 모양으로 기울임은 묵념을 상징하며 UN 참전 22개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놀라운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이 세계적 국가로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는 7월 중 정전 70주년 행사 중 하나로 미군과 대한민국 국군(육해공군, 해병대) 장병들이 참여하는 '나는 군인'(I'm SOLDIER) 음악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가 20대 젊은 장병들인 미군과 한국군에게 대한민국의 자유평화수호를 위한 영웅 선배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계기가 되고 우리 모두 대한민국을 위한 유엔군의 위대한 헌신을 가슴에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성 경기남부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