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이어폰 사용 등으로 난청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난청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고주파 영역의 고음역부터 조금씩 나빠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에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근무하거나 중이염의 반복 등으로 난청이 진행되기도 한다. 청력은 30~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65세 이상 고령층의 30~40%는 난청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현진 교수(이비인후과)는 "난청이 생기면 말소리가 분명하게 안 들려 자꾸 되묻게 되고, TV나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게 되는데 심할 경우 대인기피증, 우울증, 치매 같은 2차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청은 원인에 따라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전자는 소리가 외부에서 달팽이관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후자는 달팽이관부터 대뇌에 이르기까지 경로에서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난청이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도염, 중이염 등 달팽이관 바깥쪽 귀에 염증이 생겨 발병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노화 등에 의해 생긴다. 소음이나 외상, 약물 등도 영향을 준다.
소음 환경·중이염 반복 등… 고령층 30~40%가 앓아
원인 따라 '전음성·감각신경성' 분류… 조기치료 중요
진행 완화 보청기 적극 사용을… "안경처럼 생각해야"
난청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불편함을 겪을뿐더러 사람들과의 대화가 힘들어져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 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까지 커지고, 만족스러운 청각 재활도 어려워진다.
이 교수는 "난청이 악화하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리는 것 같고 주변 소음이 있을 때 대화를 알아듣기 어렵다"며 "보통 고음역에서부터 시작돼 중음, 저음까지 서서히 진행되는데 고음역대의 전화벨 소리나 새가 지저귀는 소리 등에 대한 반응이 늦는 증상 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난청은 청각 검사 외에도 영상·뇌파·유전자 검사 등 다각적인 검사가 이뤄진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인공와우 수술이나 보청기 착용을 통한 청각 재활 결과를 예측한다. 노화성 난청의 경우 보청기 착용을 통해 진행을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난청은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큼 재활이 가능하다. 보청기를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안경처럼 편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