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심할 땐 일부 공정을 멈출 정도였는데, 지금은 큰 걱정 안 해요."
4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 한 제조업체 공장. 자동차 중장비 부품을 제조하는 이 공장에서는 고온의 열로 쇠를 녹이는 작업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니 고온다습한 열기가 가득했다. 용해로에선 불길이 뿜어져 나왔고, 공장 곳곳에 쌓여 흩날리고 있는 모래로 안개가 낀 듯 뿌연 모습이었다. 공장을 보여준 업체 관계자는 "이곳이야말로 이른바 3D 업종(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의 준말)"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3D 업종 특성상 내국인 노동자들의 기피현상으로 이곳은 전체 인력의 10~15%가량을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이 인력들은 전체 공정 중에서도 힘들고 열악한 공정에 몰려있는데, 코로나19 사태 당시 외국인 입국 등에 제한이 생기며 인력 수급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체 관계자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 외국인 인력을 신청하면 외국인이 고용허가를 받은 후에 한국에 오기까지 대기 기간이 있다"며 "코로나19가 한창 심할 땐 1년 넘게 외국인을 들여오지 못했다. 그 기간은 외국인 인력 없이 공백으로 있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엔 대기기간이 짧아져 길어도 6개월이면 외국인 수급이 가능하다"며 "우리 공장도 외국인 인력을 다 구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3D업종 내국인 기피로 '수혈' 필수
코로나때 입국 제한탓 수급 큰 영향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또 다른 제조업체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인쇄회로기판 제조 과정 중 화학약품 냄새 등을 견뎌야 하는 일부 공정에 외국인 노동자를 두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입국이 안 돼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지 못했다"며 "지난해 말부터는 상황이 한결 나아졌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고용노동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외국인 인력만 고용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국내 체류를 위해 법무부에서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올해 들어 이 수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지역 등록 외국인은 2021년 6만6천364명에서 지난해 7만1천849명으로 5천400여 명 늘었다. 올해 3월 기준 인천 등록 외국인은 7만4천413명으로 3개월 사이 2천564명 증가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457명에서 올해는 855명 가량으로 증가 폭이 커진 것이다.
1년새 한달 평균 457→855명 늘어나
주로 노동자 중심에 인력 개선 해석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 등록 외국인의 경우 유학 등의 사유가 크겠지만, 인천은 주로 제조업에 일하는 사람 중심"이라며 "인천에 등록 외국인이 늘었다는 건 제조업의 (외국인 인력 수급)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늘리면서 현장에 외국인 인원이 많이 늘어난 걸로 안다"며 "앞으로도 고용허가제 개편 방안 등을 이행하며 현장 상황을 관리해나가겠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