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실외기 사고 주의 관련 실외기 스케치
사진은 인천의 한 건물에 실외기들이 다닥다닥 설치되어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웃도는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면서 자영업자 얼굴에 그늘이 졌다.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요금 상승으로 냉방비 폭탄이 예상돼서다. 특히 카페, 식당 등은 에어컨 가동 여부가 매출과 연결되는 만큼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 '냉방비 폭탄' 우려
"매장 쾌적해야 손님 발길 잡아"


4일 오후 방문한 수원시내 한 개인 카페. 장대비가 쏟아져 비교적 습한 날씨였지만 카페 내부는 쾌적했다. 이곳 사장 A(48)씨가 제습을 위해 에어컨을 틀어서다.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했던 지난 3일에도 A씨는 당연히 매장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가동했었다.

A씨의 카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12시간 동안 에어컨을 켠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손님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A씨는 "손님이 있든 없든 에어컨을 늘 틀어놔야 한다. 에어컨을 안 틀면 손님이 들어왔다가도 '여기 덥네'하고 나간다. 냉방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전기요금이 부담이다. A씨 카페의 경우 에어컨 3대를 가동하는데 지난 5월분 전기요금이 60만원 나왔다. 38만원이 청구됐던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9% 증가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다른 카페도 사정은 비슷했다. 매장 온도가 쾌적해야 손님이 꾸준히 들어오는 만큼, 출근과 동시에 에어컨을 켜야 한다. 카페 사장 B씨는 "최근 전기요금은 35만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0만원 가량 늘었다"고 했다. A씨와 B씨 모두 아직 나오지 않은 6월분 전기요금 청구서에 벌써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상된 전기료가 본격적으로 적용돼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5번에 걸쳐 전기요금을 1㎾h당 총 40.4원 인상했다. 올 3분기는 냉방비 부담을 덜자는 취지에서 요금을 동결했으나, 무더위가 평년보다 이르게 시작되면서 적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냉방비 폭탄을 걱정하고 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기·가스·수도 요금 관련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9% 올랐다. 지난 5월 전기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20%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