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화물이 들어있지 않은 '공(空) 컨테이너'가 증가분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134만9천21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으로 전년 같은 기간 126만2천957TEU 대비 8만6천64TEU(6.8%) 늘었다.
1~5월 기준 전년보다 8만여TEU ↑
증가한 컨테이너 가운데 73% 차지
물동량이 늘어났지만 증가한 화물 중 대부분은 공 컨테이너였다. 이 기간 증가한 컨테이너 가운데 공 컨테이너는 6만2천853TEU로 73%에 달했다. 화물이 있는 적(積) 컨테이너는 2만3천211TEU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빈 컨테이너 증가율은 19.2%에 달했고, 적 컨테이너는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 표 참조
공 컨테이너 증가의 이유로는 해상화물 운임 하락이 꼽힌다. 운임이 하락하면서 빈 컨테이너를 인천항 인근 창고에 보관하는 비용보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 수입화물이 있는 국가로 보내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또 인천항은 중국과 동남아 등 상대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국가와 교역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공 컨테이너를 보내는 운임도 저렴하다.
이와 함께 공 컨테이너가 발생하는 것은 수입화물이 수출화물보다 많기 때문이다. 인천항은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율이 높아 공 컨테이너는 지속해 발생했다.
창고 보관보다 수입국 운송 더 싸
배후단지 기업 유치에 악영향 우려
다만 최근 들어 빈 컨테이너 비율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출입 화물 물동량 증가세가 정체되면 인천항 인프라를 확대하거나 항만배후단지에 기업을 유치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인천항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출입 물동량이 늘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공 컨테이너만 크게 늘고 있고 수출입 물동량은 정체에 가깝다"며 "기업을 유치하고 항로를 다양화하는 등의 활동으로 수출입 화물을 늘리지 않으면 인천항이 가진 위상과 역할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