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한 초등학교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이 있는 학생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을 놓고 학교와 성남교육지원청이 손놓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사전 징후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 등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자체 대책회의를 갖고 아이들 보호·안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성남 A초교·학부모 등에 따르면 ADHD 증상이 있는 5학년 남학생 B군이 지난달 28일 음악 시간에 악기인 소금으로 같은 반 아이들을 위협하고 담임 여교사와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부모들은 사전 징후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 등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자체 대책회의를 갖고 아이들 보호·안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성남 A초교·학부모 등에 따르면 ADHD 증상이 있는 5학년 남학생 B군이 지난달 28일 음악 시간에 악기인 소금으로 같은 반 아이들을 위협하고 담임 여교사와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ADHD 초등생, 악기 들고 위협
담임 선생님 수차례 때리기도
B군은 또 지난 6일에 보관함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같은 반 학생에게 상해를 입혔다.
담임 교사는 안전을 우려해 학생들을 옆 교실로 대피시킨 뒤 문을 걸어 잠갔으나 B군은 옆 교실 문을 발로 걷어차고 소금으로 내려치는 등 소동을 벌였고, 아이들은 B군이 귀가할 때까지 갇혀있어야만 했다. 담임 교사는 이날 이후로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학부모들은 B군에 대한 비판이나 원망보다는 '안전 문제'로 이 사안을 바라보며 학교와 성남교육지원청의 처사를 문제 삼고 있다.
지난달 28일 사전징후가 있었던 만큼 적절하게 대처했다면 이후 벌어진 사태를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학교 측은 B군의 부모를 불러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 이외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런 경우 학교생활교육위원회를 열도록 하고 있다.
지난 6일 사태 이후의 학교 처사도 문제다. 담임교사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계속 학교에 나왔지만 학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공지하거나 협조를 구하지 않았고, 아이들로부터 전해 들은 학부모들이 면담을 요청하자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B군은 현재 부모가 체험학습을 신청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사전 징후 있었지만 대처 미흡
진정 넣어도 미온적 태도 일관
문제는 이후 대책과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대처 부분이다. 한 학부모는 "남학생 중에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특정 물품을 소지하고 다닌 경우도 있었고 여학생 중에는 악몽을 많이 꾸고 불안해하며 학교 가기가 무섭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 등 상당수 아이들이 충격을 받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심리치료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성남교육지원청에도 진정을 넣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지난 10일 학부모회 긴급 대의원회의를 소집했다. 학교와 성남교육지원청은 이날 학부모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이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부모는 "학교 측은 쉬쉬하는 데 급급해 보이고 교육청은 응답이 없어 모였다. 향후 대책과 아이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생을 분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해왔고 교육청과 추후 대책 및 아이들 심리치료 문제를 논의하며 해당 학생과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어떠한 사안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