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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 11일 오후 수원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이 삼계탕을 먹으러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2023.7.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1일 오전 11시 20분께 북수원IC 방면 경수대로 3차로는 정체가 극심했다. 삼계탕 전문점으로 들어가기 위한 차량들이 줄지어있어서였다.
올해 5월 경기도 평균가 1만6207원
서민대표 보양식 "이젠 특별한 날만"
외식 부담에 풀무원·비비고 간편식 인기
삼계탕집 입구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정오에 가까워질수록 대기 줄이 길어졌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맞이한 첫 초복에 많은 이들이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찾은 것이다. 수원시 장안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집과 가까워 가끔 오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본다"고 깜짝 놀라 했다. 인계동에서 왔다는 B씨(30대)는 "주차장까지 200m 거리를 이동하는데 20분이 넘게 걸렸다. 근데 또 대기를 30분 해야 한다"며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이만큼 많을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식당 내부도 손님이 가득했는데 이날 오전에만 500~600명이 다녀갔다는 게 이곳 관계자 설명이다.

가격에 놀라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해당 매장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1만8천원으로 최근 1천원이 올랐다.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일부 삼계탕 메뉴는 2만원이 넘었다. 이모(26)씨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비싼 것 같다. 예전엔 삼계탕 한 그릇은 1만원 초반이라 가볍게 즐기는 외식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비싸다 보니 복날에만 즐길 수 있는 고급 음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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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1시 40분 무렵 찾은 수원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 엔데믹 이후 첫 초복에 인파가 몰려있다. 2023.7.11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오후 2시께 찾은 팔달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도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내부에 손님이 제법 있었다. 이곳 삼계탕 한 그릇 가격도 1만6천원으로 전년 대비 6.7%(1천원) 올랐다. 이곳에서 만난 소비자 C(30대)씨는 "복날이라 삼계탕이 생각났는데, 확실히 가격이 오르다보니 부담되긴 한다"고 하소연했다.

삼계탕은 서민의 대표적인 복날 보양식 중 하나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702명을 대상으로 '선호 보양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1%가 삼계탕을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름세인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경기도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5월 1만4천966원에서 올 5월 1만6천207원으로 8.3% 올랐다. 수원시만 하더라도 한 그릇 1만6천원을 넘긴 곳이 적지 않다. 직장인 박모(42)씨는 "퇴근할 때 아이들 삼계탕을 포장하려고 가격을 알아봤는데, 가격이 비싸 너무 부담된다"며 "차라리 마트를 들러 식재료를 살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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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에서 한 그릇 1만8천원에 판매 중인 삼계탕 모습. 2023.7.11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외식비 가격이 크게 뛰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 삼계탕도 인기다. 풀무원식품의 HMR 브랜드 '반듯한식'의 올해 상반기 보양식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5% 늘었다. 특히 삼계탕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200% 증가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삼계탕'도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150만봉지 가량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이 뛰어난 수원축협의 삼계탕 레토르트 제품은 지난 6월부터 한달 새 1만3천팩 이상이 판매됐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된 수량(2만7천600팩)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양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