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는 지난 6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문점애(화성금곡초등학교 교장), 김민준(성남시 청년정책협의체 위원),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김명하(안산대학교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킬러문항이 뭐길래' 근본내용 점검 부족
'민선8기 1주년 인터뷰' 대안 제시 적절
유령 아기 사건 관련 일부 추가취재돼야
위원들은 최근 급증하는 마약범죄와 관련한 보도에 관심을 보였다.
<[경인 WIDE] 마약사범 붙잡아도, 중독은 잡지 못했다>(6월12일자 1·3면 보도)에 대해 유혜련 위원은 "재범률이 높은 마약사범에 대한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한 것에 비해 치료 재활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다룬 기사"라고 평했다. 김민준 위원은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마약에 대한 편견과 중독자에 대한 낙인이 강한 사회에서는 치료나 재사회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치료보호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사실도 결국 엄벌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은데, 이제는 제도적으로 이들을 치료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내 마약치유센터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다룬 <남양주지역 학교 앞에 '마약치유센터' 교육당국·학부모 반발>(6월28일자 10면 보도)에 대해 유혜련 위원은 "학교와 인접한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와 별개로 마약치유센터가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시선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조용준 위원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설에 대해 '왜?, 그럼 어디로?'라는 대안의 목소리가 함께 보도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능과 사교육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의견이 이어졌다. 문점애 위원은 <[뉴스분석] '공정수능' 화두, 킬러문항이 뭐길래>(6월22일자 1면 보도)에 대해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학부모와 교육계가 술렁이는 상황과 혼란스러운 현장의 어려움을 잘 지적하고 진단했다"면서도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 외부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단기간이 아닌 장기 계획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첨언했다. 조용준 위원도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교육 시장에 관한 조망과 교육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다루어 정부의 교육 정책이 올바른 방향인가를 잘 점검했지만, '어쨌든 사교육'이라는 풍조의 근본 원인을 찾는 부분이 부족한 듯하다"고 했다.
민선8기 1주년을 맞아 진행된 광역자치단체장 취임 인터뷰와 기획보도에 대해서는 호평이 주됐다. 황의갑 위원은 "경기도지사와 인천광역시장이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지자체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부분을 매우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면서 "칭찬일변도의 내용이 아닐까 하는 우려로 들여다봤지만 비판과 대안 제시까지 적절하게 이어져 고무적이었다"고 평했다. 김명하 위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인터뷰와 1주년 관련 보도들을 통해 무엇보다 기회소득 등의 개념을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 도지사가 직접 새로운 경제적 담론이자 철학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경인일보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대안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보도평가가 나왔다. 김민준 위원은 <까다로운 '금리 문턱'… 5년에 5천만원 모으기 '글쎄'>(6월13일자 12면 보도)에 대해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청년도약계좌의 조건 등이 까다로운 점을 비판한 기사를 인상 깊게 읽었다"면서 "청년 정책은 청년 세대 내부의 다양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탁상공론에 불과할 것으로,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영되느냐를 핵심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문점애 위원은 <'초등생 아침 급식' 불투명… 공약사업 접은 경기도교육청>(6월14일자 1면 보도)에 "제대로 아침밥을 못 먹는 학생들을 위한 정책사업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견해 차이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교육사업은 특히 학교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므로 책임자들이 선거 후보 시절부터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언론도 이를 잘 감시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일부 추가 취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출생 미신고 아동이 숨진 채 발견되는 일명 '유령 아기' 사건 관련 보도들에 대해 김명하 위원은 "경인일보는 국민적 공분을 산 수원 냉장고 아동 사망사건을 발 빠르게 보도하고, 이후 후속보도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와 제도적 대책 여부를 잘 조명해왔다"면서도 "대안으로 거론되는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등을 넘어,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어떤 정책적 대안이 필요할지 한발 앞서 다루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혜련 위원도 "출생 미신고 아동들에 대해 조사가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나 배경에 대한 취재가 이어졌으면 하고, 향후 사회적 책임과 제도적 대책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했다.
정리/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