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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어린 영양 쪽으로 어미가 다급하게 헤엄쳐온다. 뒤로는 사냥에 나선 악어떼가 빠르게 거리를 좁힌다. 새끼를 살리려 필사적으로 달려와 악어떼 앞을 가로막고 스스로 포식자의 제물이 된 어미. 강물로 뛰어든 엄마의 희생으로 새끼는 무사히 강을 건너 생명을 건졌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미의 슬픈 눈망울이 처연하다. 동영상 말미 '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인 자연, 하지만 엄마의 위대한 사랑을 이런 비극을 통해서도 보여준다'는 자막이 흐른다. "이거 보고 한 시간 울었다.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사람보다 낫다"는 등 9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수년 전, 영국 일간 '미러닷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동물보호구역에서 죽은 새끼를 품에서 놓지 못하는 어미 원숭이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원숭이는 죽은 지 한 주가 넘은 새끼를 안고 털을 가다듬는다. 사체는 이미 수분이 빠져나가 미라처럼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여학생은 "어미 원숭이가 죽은 새끼를 품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슬프고 괴로웠다"고 했다. 당시 어미 원숭이는 쓸쓸한 얼굴로 계속해서 품에 안은 새끼 원숭이의 사체를 나무에 올리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이는 새끼 원숭이에게 나무 타기를 가르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경찰이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땅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여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7년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친정엄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다. 처음엔 아이가 돌연 숨져 땅에 묻었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매장했다고 진술을 바꿨다고 한다.

수원에서 발생한 냉장고 시신유기사건 이후 부모에게 버림받은 영아살해사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출생한 기록은 있으나 주민등록에 기재되지 않은 사례를 추적하면서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인 것도 충격인데, 생매장을 한 엄마도 등장했다.

모성애(母性愛)는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포악한 사자도 새끼에게는 자상한 엄마일 뿐이다.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많지만, 자식을 죽이는 건 동물 사회에도 흔치 않은 극악한 패륜이다. 어쩌다 이 지경인가.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