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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경인일보DB

 

지난 3년여간 답보 상태였던 '장수동 은행나무 경관광장 조성사업'이 최근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달 첫 삽을 뜰 전망이다.

이 은행나무는 남동구 장수동 63의 6번지에 자리한 천연기념물이다. 수령 800년 이상으로 알려졌으며, 1992년 인천시 기념물(제12호)로 지정됐다가 2021년 2월 국가천연기념물(제562호)로 승격됐다. 나무 높이는 28m, 둘레는 9m에 달한다.

문화재청 자료를 보면 이 은행나무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옛날부터 영험한 나무로 받아들여졌다. 집에 액운이 있거나 마을에 질병이 돌면 사람들이 이 나무에 치성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믿음이 이어져 200여 년 전부터는 음력 7월 초하루마다 마을의 풍년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주민들이 정을 쌓는 매개체가 됐다.

남동구는 이러한 가치를 조명하고자 천연기념물 지정이 논의되던 2020년부터 장수동 은행나무 주변을 광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계획했다.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잔디광장 등 시민 누구나 찾아와 쉬어가는 공간을 마련하고, 인근에 관리사무소를 설치해 은행나무를 체계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3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다. 사업 부지(4천544㎡)에는 이미 영업 중인 음식점을 비롯해 개인이 소유한 토지가 포함됐는데, 최근에서야 토지 매입과 보상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만큼 문화재청과 협의할 사안도 많았다.

남동구는 이달 초 '장수동 은행나무 경관광장 조성사업 추진계획(안)'을 공고해 본격적인 사업 진행을 알렸다.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를 합해 총 8억5천여만원 규모다. 남동구 관계자는 "문화재 주변은 남동구가 임의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고 문화재청의 설계 심의 등을 받아야 한다"며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8월 초 착공해 내년 1월에는 사업을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