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청년들 몰리는 '이루잡' 지난 14일 오후 오산시가 운영하는 청년 공간 '이루잡'에서 청년들이 오픈데스크를 이용 중이다. 2023.7.14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

경기도 지자체들이 '청년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금성 사업에서 벗어나 공간 개발과 프로그램 확대 등 지원 정책 다양화에 매진 중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가 국가적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구직을 지원할 수 있는 '청년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단순히 공부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면접 코치, 취미 교육, 심리 지원 등을 복합적으로 지원해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이에 따른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취업특강·유튜브 촬영·쿠킹강좌
단순 구직활동 넘어 복지 아울러


지난 14일 오후 1시께 오산시가 운영하는 청년 공간인 '이루잡'은 평일임에도 취업준비 청년들로 붐볐다. 이루잡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포레스트존'은 조용한 분위기와 고급 프렌차이즈 카페를 방불케 하는 인테리어로 만석을 이뤘고, 공유 오피스처럼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오픈데스크'도 10명 가까이 모여 이용 중이었다.

21
취업 준비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빌리고 카페 공간처럼 이용이 가능한 라이브러리 공간. 2023.7.14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

이날 오픈데스크 옆에 있는 세미나실에는 '1분 자기소개 준비 방법' 취업 특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루잡은 매달 취업 관련 특강을 제공 중인데, 단순히 일회성 코칭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수강생들이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사후관리도 진행해 모집 시 공석 없이 마감된다.

공간 내 별도로 마련된 '일자리 상담창구'는 직업상담사가 상주해 자기소개서 첨삭과 모의 면접도 지원한다. 이번 달에만 벌써 6~7명의 청년이 도움을 받았으며 공기업, 은행 취업, 농촌지도사 자격 준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루잡의 주요 이용객은 취업 준비생이지만, 최근 직장인과 대학생들의 이용도 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산에 거주지를 두고 있지 않은 청년(19~39세)도 이용이 가능하며 오산역과 인접해 한신대와 오산대 등 인근 지역 대학생 방문이 늘고 있다.

시설 내 'AI 스튜디오'를 통한 유튜브 촬영 지원과 공유키친에서 쿠킹 클래스도 진행해 취미 생활을 원하는 직장인들도 방문 중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오산시 이루잡을 포함한 도내 6곳을 우수청년공간으로 선정한 바 있다.

2
유튜브 촬영이나 AI 면접, 화상 회의 등이 가능한 AI스튜디오. 2023.7.14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

취업준비생 황영화(25)씨는 "지난해 12월 구직을 시작할 때부터 이루잡을 이용했다. 당시에는 자격증 시험 준비 때문에 2~3일에 하루 정도씩 왔는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분위기도 일반 카페보다 좋고 조용해 최근엔 매일 6시간 정도는 여기서 공부한다"고 말했다.

이해정 오산시 청년정책팀장은 "국가적으로 청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산시도 이에 발맞춰 청년정책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청년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며 "특히 이루잡은 지역 청년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는 정책이다. 시는 이루잡을 구직 활동을 넘어 문화, 복지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산시 운영 '이루잡' 등 큰 인기
경기도 차원 예산 확대 목소리도

이처럼 도내 지자체들의 청년 정책 확대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청년 공간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다. 광명시의 '청년동'은 밴드실 대여와 연기 특강 등 예술 활동 지원도 넓히고 있으며 광주시의 '더 누림 플랫폼'은 창업 세무·노무, 특허 법률 교육 등 현직자들을 위한 사업에도 집중한다.

이러한 관심에 맞춰 경기도의 청년공간에 대한 예산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경기도에서 운영되는 청년공간은 총 43개지만, 서울(86개)의 절반 수준이다. 앞선 이루잡의 취업 특강 같은 프로그램 예산도 경기도는 30% 분담 비율로 전 시군에 공모를 통해 총 10억원 정도만 지원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1인가구 지원 관련 개정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경기도가 청년 공간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확대할 전망이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2023071401000582900028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