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빈집이어서 무너질까 봐 늘 불안했습니다."
장마철 집중호우가 이어진 지난 14일 오전 10시30분께 찾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한 빈집. 전날 내린 비로 지붕과 벽면 일부가 무너진 2층짜리 이 주택 주변엔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출입 제한을 알리는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안전펜스 사이로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균열이 생긴 낡은 벽면이 보였다.
옆 건물 2층 옥상으로 올라가 살펴보니 지붕 일부가 부서져 집 내부가 보였다. 집 천장을 받치는 나무 골조가 드러나 있었고 벽에서 떨어진 벽돌들도 눈에 띄었다. 전기선은 여기저기 늘어져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은 지 오래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학익동 2층 주택 지붕·벽면 붕괴
이웃 주민들 불안 떨며 밤잠 설쳐
빈집 붕괴에 이웃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조태국(81)씨는 "어제 오후에 '쿵'하는 소리가 나 밖으로 나와 보니 옆집 지붕이 무너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내와 함께 인근 친척 집으로 대피했다는 그는 "꽤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지 않았다"며 "집주인이 중간에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돌았는데 집주인을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언제라도 무너질 것 같아서 재작년엔 구청에 민원도 넣었다. 빨리 철거하든 조치를 해야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재개발 조합에 안전 조치 요청"
인천시가 집계한 인천지역 빈집은 2019년 기준 총 3천976채에 달한다. 군·구별로는 미추홀구가 857채로 가장 많고 중구(672채), 부평구(661채)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시는 올해 초부터 빈집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에 지붕과 벽면 일부가 무너진 학익동 주택은 수도요금이 납부된 2018년 1월 이후 거주자가 없었던 것으로 미추홀구는 파악했다. 2017년 빈집 실태 사전 조사 당시엔 수도요금을 낸 상황이라 2019년 발표된 빈집 현황에 이 주택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자체 관리 대상에서 빠지다 보니 철거 여부 등을 판단하는 안전등급 진단은 이뤄지지 않았다.
각 지자체는 빈집을 1~4등급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4등급이면 철거 대상이다.
미추홀구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2021년 6월엔 해당 주택이 포함된 재개발 조합이 설립됐고, 재개발이 시작되면 철거될 건물이기 때문에 조합을 통해 관리하고 있었다"며 "재개발 조합과 집주인에게 안전 조치 등 주택을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