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면에서의 우대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일정한 자격에 부합하는 정책대상에 한해 신용에의 접근가능성(credit availability)을 확대하는 양적 우대다. 둘째는 이자나 수수료 등을 낮추어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질적 우대다. 셋째는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하여 금융기관이 자금 취급을 회피하지 않도록 보증, 보험을 들어주거나 채무를 인수해주는 신용보완이다. 어느 경우든 무제한 지원이 어려우므로 정책대상에 일정한 자격제한을 두거나 지원한도를 설정한다.
신용 면 특정대상 우대 '정책금융'
인천서 중기경영안정자금 대표적
'고금리 환경' 벌써 지원한도 소진
인천에는 어떤 정책금융이 있을까? 국가나 정책금융기관 등 유관기관이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인천 정책당국이 인천의 경제정책 목표를 위하여 인천만의 정책대상에게 제공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은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과 인천신용보증재단의 보증 등이다. 얼마 전부터 소상공인경영안정자금도 추가되었다.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은 시정부가 2% 이내의 이자를 대신 내주는 이차보전(利差補塡)을 해주며 15개의 협약은행이 취급하는 자금이다. 매출채권 보험이나 협약보증 지원, 기계설치나 공장확보 등을 위한 구조고도화자금이 포함된다. 매년 1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지원한다.
인천의 정책금융은 충분할까? 자격을 제한하는 정책금융이 충분할 리 없다. 그런데 특히, 금년에는 상반기도 지나기 전에 올해의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 지원한도가 소진되었다. 영 부족하다는 말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중 경영애로사항으로 자금부족을 꼽은 기업이 의외로 적다. 제조업의 경우 인천은 전국과 마찬가지로 조사대상 기업의 6.6%만 자금부족을 애로사항으로 답했다. 수준도 낮고 인천이 더 어렵지도 않다. 다만, 비제조업은 전국 7.7%에 비해, 인천이 12.5%로 더 큰 자금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면 왜 인천의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이 특히 금년에는 더 일찍 소진되었을까?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고금리 여건이다. 같은 조사 결과, 원자재가격, 인건비 등 비용상승을 경영애로 사항으로 지목한 기업이 제조업의 경우 인천 28.9%, 전국 20.8%, 비제조업의 경우 인천 37.7%, 전국 23.4%로 나타났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특히, 인천의 기업들은 경영상 비용부담에 가장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금리 환경 하에서 금리 민감도가 크게 상승하고, 이차보전이 메리트인 정책금융 수요가 대폭 증가하게 된다. 더군다나 인천신용보증재단의 보증지원이 가미되면 은행에서도 담보나 신용도 취약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어 훨씬 큰 우대금리 적용이 가능해진다. 수혜기업으로서는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니 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자금지원을 바라게 된다.
안정될때까지 한도 확대 바람직해
경기대응력 강화위해 절실한 방안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적어도 금리 안정시까지는 이차보전에 의한 정책금융 한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리민감도 상승에 따른 수요증가를 반영하는 한편, 정책지원의 안정성 확보와 경기대응력 강화를 위해서도 가장 절실한 방안이다. 둘째, 담보나 신용도가 부족한 기업으로서는 자격이 된다고 해도 정책금융은 그림의 떡이다. 이의 해소를 위해 인천신용보증재단의 기능과 역할, 규모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재정과 금융의 정책조합(policy-mix)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예산제약은 있겠지만 금융지원에 재정지원을 가미함으로써 지원효과(leverage)를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금고은행을 포함해 인천 소재 금융기관들의 협조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ESG경영 차원에서도 정책금융 대상에 대한 융자조건 면의 추가적인 우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