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판도, 연락처도 없이 주차된 차 때문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7일 오전 11시께 인천 연수구 옥련동 중고차 수출단지 인근 한 골목. 이면도로에 줄지어 주차된 차량 중 일부는 번호판이 없었다. 한 차량 앞유리에는 아랍어가, 뒷유리엔 판매됐음을 알리는 영문 'Sold out'이 쓰여 있었다. 번호판이 없는 말소 차량이 점령한 이곳 골목은 차 1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았다.
주변 빌라 앞에는 연락처나 자동차 번호판이 없는 차량은 주차하지 말라고 주민이 직접 써놓은 듯한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빌라 주민 김모(56)씨는 "번호판이 없는 차량을 누군가가 빌라 1층 지상 주차장 입구에 '알박기'해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전날에도 주차장을 가로막고 있는 차량 때문에 경찰을 불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연락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차주한테 연락해 차를 빼라고 할 방법도 없다. 이 골목이 도로인지 주차장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곳에서 8년 정도 살았는데 주차 문제 때문에 이사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번호판 없고 뒷유리에 'Sold out'
주차장 방불 이웃 주민 고통 호소
골목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공영주차장에도 '말소 차량 주정차 금지 및 강력 단속 알림'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번호판이 없는 차량 2대가 방치돼 있었다. 한 차량의 뒷유리에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총 3장의 '계고장'이 붙어 있었다. 19일까지 차량을 빼지 않으면 강제 이동 조치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쓰여 있었다.
중고차 수출단지 인근 주민들이 골목에 무방비로 방치된 말소 차량 때문에 불편을 겪자 연수구청은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주로 민원이 접수되는 지역인 옥련1·2동과 동춘1동 주민 14명으로 주민감시단이 꾸려졌다.

주민감시단은 수시로 골목 내 주정차 금지구역 또는 이면도로에 주차된 말소 차량, 운행 중인 말소 차량 등을 구청에 신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수구청은 주정차 금지구역일 경우 즉시 견인 조치하고, 이면도로는 계고장을 붙이고 보름 뒤 견인 조치할 계획이다. 말소 차량을 운행 중인 경우엔 경찰에 신속히 신고하기로 했다.
연수구청 차량민원과 관계자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지역에는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단속반도 상주하고 있다"며 "말소 차량 불법 주차·운행 행위 근절을 위한 거리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