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jpg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식품첨가물합동전문가위원회(JECFA)가 14일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한 발암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발암 가능 물질'(2B)로 최종 분류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막걸리. 2023.7.14 /연합뉴스
 

식품업계에 닥친 아스파탐 논란(7월17일자 12면 보도=식약처 '아스파탐' 현행 유지… '대체' 고심 깊은 막걸리업계)에 경기지역 막걸리 업체들도 고심에 빠졌다. 아스파탐 대체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실제 대체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고민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적으로 명품 쌀 산지로 손꼽히는 경기도는 그만큼 각 지역 쌀 등을 토대로 한 막걸리도 유명하다. 지역마다 유서 깊은 막걸리가 있는 것은 물론, 저마다의 비법으로 막걸리를 제조하는 소규모 업체와 양조장이 도내 곳곳에 있다. 그 중엔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지역 막걸리들도 많다.

이런 지역 막걸리 업계 역시 최근 아스파탐 논란으로 술렁이는 모양새다. 막걸리 업체들 중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에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쓰는 곳이 많은데, 경기도 막걸리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도내 지역 막걸리 다수엔 아스파탐이 첨가돼있다. 


소비자 여론 고려 '대체' 방향 염두… 실제 사용까진 간단하지 않아
맛 유지·발효 이상 검토시간 필요… 미사용땐 값 상승 원인 될수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하면서 식품업계에서 아스파탐 대체를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아스파탐을 사용해온 각 지역 막걸리 업체에서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여론을 고려해 대체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면서도, 실제 대체까지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한 지역 막걸리 업체는 "현행 기준을 유지하면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아스파탐이 들어있다고 하면 꺼릴까봐 대체하긴 해야할 것 같다"면서도 "대체가 간단하지만은 않다. 새 감미료를 썼을 때 맛은 유지되는지, 발효시키는데 이상은 없는지 등을 시험해봐야 하는데 금방 이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단은 지금 상황을 유지하면서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지역 막걸리 업체도 "아직 이렇다 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했다.

아스파탐 등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통상 쌀 함량을 높여야 해 제품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은 영세 지역 막걸리 업체로선 가격 조정 시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 아스파탐 논란이 지역 막걸리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칠 여파는 아직 미지수다. 한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현행 기준을 유지하면 건강에 문제가 없고 영세 업체들로선 감미료를 대체하는 일도 당장은 어렵기 때문에, 지금 논란이 있다고 해서 지역 막걸리 시장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