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체부 제2차관 장미란 임명 주목
용인대 교수·복지사업 운영 10년
'역량 의구심' 선수출신 편견일뿐
장 차관 임명에 관한 부정적 평가에 나타나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짚고자 한다. 먼저 '운동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제1차관과 제2차관을 따로 두기 시작한 노무현 정부부터 현재까지 역대 제2차관 17인은 언론, 스포츠, 관광 분야 전문가이거나 정부 부처에서 경력을 쌓은 행정 전문가이다. 이 중 누구도 스포츠, 관광, 국민소통의 전체 영역을 잘 아는 전문가가 없는데 유독 장 교수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운동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한 것일 수 있다. 체육특기자제도의 부정적 관행으로 인하여 운동선수가 학업을 등한시하기 때문에 운동선수 출신은 지적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편견은 그 뿌리가 깊다. 그러나 장 선수가 15세에 역도를 시작, 21세부터 29세까지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가 된 것은 지덕체(智德體) 중에 '체'만 치중하여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장 선수가 은퇴 후에 공부하여 교수가 되고 장미란재단을 운영하여 체육복지사업을 10여 년 이상 지속한 사업가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만 보고 업무 수행 역량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두 번째, 리더십 부족에도 불구하고 장 교수를 차관으로 임명했다는 불공정성 주장은 '스포츠계 성불평등 구조'를 간과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중에서 최초 운동선수 출신은 2013년에 임명된 박종길 차관이다. 남성인 박 차관이 임명되었을 때 리더십과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지 않았지만 여성인 최윤희 차관과 장 차관의 경우 리더십과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지적이 계속 등장한다. 박 차관은 사격선수로서 1974년부터 1986년까지 아시안게임에서 다수의 메달을 수상했고, 선수 은퇴 후에 광운대 사격부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을 거쳐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장, 2012 런던올림픽 선수단 총감독을 맡고 2013년에 차관이 되었다. 남성 선수 출신인 박 차관의 이력과 여성 선수 출신의 최 차관과 장 차관의 경력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박 차관이 선수, 감독, 대한체육회 임원의 순서로 경력을 차근차근 쌓은 것에 비교해서 최 차관과 장 차관은 스포츠 조직의 리더로서 활동한 경력이 미미하다. 스포츠계에서 리더 경력이 미미한데도 불구하고 장 교수를 스포츠계 최고 조직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깜짝 인사'라느니 '스포츠 영웅의 정치적 소비'라는 논란이 나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 임원 남녀비율 8대 2
리더십 지적, 성불평등 구조 간과
그러나 여성 선수 출신인 장 차관이 스포츠계 조직에서 리더십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것을 개인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다. 여성신문이 2021년 3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역대 올림픽 메달 수상자 남녀 선수 비율은 58대 42인데 대한체육회의 남녀 임원 비율은 81대 19라고 한다. 여성 선수 출신의 체육인을 차관으로 임명하는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기 전에, 여성 체육인도 스포츠계에서 리더십과 업무 수행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성평등적 구조로 개선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
/이현서 아주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