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인천지역 주요 발전사들이 최근 잇따라 수소와 LNG를 결합한 혼소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과 경제적 효율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이들 발전사가 혼소 발전을 본격 시작하면 국내 수소 시장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18일 국내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용 가스터빈 수소 혼소 기술을 개발하는 정부 과제를 16개 기업, 연구기관과 함께 수행하기로 하고 핵심 기술 실증 협약을 체결했다. 기술 개발이 끝나면 인천 서구에 있는 서인천발전본부(1천800㎿)에서 실증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소 혼소란 가스터빈에 LNG와 수소를 혼합해서 연소하는 발전 기술이다. LNG를 연소하는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서부발전은 한화임팩트, 한화파워시스템 등과 함께 150㎿급 가스터빈에 50% 이상의 수소 혼소율을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지난 4월 평택발전본부의 80㎿급 가스터빈을 활용한 혼소 발전 실증에 성공했다. 


터빈에 청정 수소 혼합 '친환경'
포스코, 2035년까지 인프라 구축


포스코인터내셔널도 2035년까지 인천 LNG 복합발전소(3천412㎿)에 청정수소 공급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천과 광양, 포항을 중심으로 2035년까지 총 126만t의 청정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LNG를 발전 연료로 공급하는 인천 LNG 복합발전소에 연간 36만t의 청정수소를 공급할 인프라를 구축, LNG와 수소를 섞어 발전 연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인천지역 주요 LNG 발전사들이 혼소 발전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환경 문제에 대응하면서 경제성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 혼소율을 50% 정도 유지하면 LNG 발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인천에서 LNG를 연료로 하는 발전사는 모두 7곳이다. 인천지역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운데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48% 정도로, 이 중 11%를 LNG 발전소가 차지하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LNG의 경우 가격 자체가 비싼 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같은 돌발 변수가 생길 경우 폭등한다. 국내에서 수소가 안정적으로 공급만 된다면 이와 같은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공급망 확보… 수입 리스크 줄여
SK인천화학도 연간 3만t 생산중


국내에서는 SK E&S와 한화토탈 등이 부생수소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로, SK인천석유화학에서는 연간 3만t이 생산되고 있다. 수소 생산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질 경우 앞으로 국내 수소 시장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와 발전 등 수요처가 늘어나면 당연히 공급도 증가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국내에 수소 생태계가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