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 수해속 22~23일 예정
부적절 여론에 '중고표' 속출
또 비 예보… 정가 이하 가격
"역대급 물난리에 흠뻑쇼라니?"
전국적인 폭우피해로 사망·실종자가 50명에 달하는 등 전 국민이 실의에 빠진 데다 주말에도 폭우 예보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수원에서 열릴 예정인 한 유명 가수의 공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연장에서 대규모 용수를 동원해 물놀이를 하는 '싸이 흠뻑쇼'가 논란의 대상인데, 최악의 폭우 피해로 각종 축제가 잇따라 취소되는 상황 속에서 이 같은 공연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민들도 이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면서, 예전 같으면 웃돈이 붙었을 '싸이 흠뻑쇼' 티켓이 이번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 이하의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다.
싸이가 대표로 있는 피네이션은 오는 22~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 수원(이하 수원 흠뻑쇼)'을 연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공연이 열리는 이번 주말에는 또 한 번의 폭우가 예보돼 있다. 이 때문에 안전당국은 폭우 피해에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외부 활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또 오송 지하차도 사고 등에 대한 추모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일선 지자체들이 자체 행사나 계획된 축제 등을 연기·취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원 흠뻑쇼는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싸이는 호우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지난 16일 여수 흠뻑쇼 이후 "관객도, 스태프도, 게스트도, 날씨도 모든 게 완벽했다"는 소감을 남겨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41) 씨는 "물난리로 41명의 희생자가 나왔고 이재민이 수천, 수만명인데 이 시국에 흠뻑쇼가 웬 말이냐"며 "공연도 분위기 봐가면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이미 표를 구매해 놓은 사람들은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티켓을 내놓고 있다. 흠뻑쇼 수원의 공식 티켓 판매 가격은 무대와 가까운 스탠딩SR·지정석SR은 16만5천원, 나머지 스탠딩R·지정석R은 15만4천원인데 현재 중고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티켓은 상당수 정가보다 낮은 가격이다.
한 판매자는 "부가세와 수수료, 배송료를 포함해 2장을 31만3천200원에 샀다. 현재 올라오는 매물도 많고 원가에 내놓으면 티켓이 안 팔릴 것 같아 싸게 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싸이 측은 최근 수해 복구 성금으로 1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