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인천시장 부평구 수해피해 주택 방문
유정복 인천시장과 차준택 부평구청장이 18일 부평구 십정동의 집중호우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3.7.18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18일 오전 10시30분께 찾은 인천 부평구 십정동 한 골목.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이 일대는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대부분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군데군데가 해지고 거미줄이 가득한 한 빈집은 '접근 금지'가 적힌 안전띠가 둘러쳐져 있었다. 지난 주말부터 연이어 내린 폭우로 집 외벽이 떨어져 나간 탓이다.

이날 현장에서 상황 보고를 한 남동구청 관계자는 "(시멘트) 모르타르 마감 부분에 균열이 발생해 빗물이 그 사이로 계속 유입됐고, 흙벽이 젖으며 팽창하다 보니 일부 외벽이 탈락했다"며 "현재 임시 보강을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방문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빌라. 이곳은 지난 14일 내린 집중호우로 빌라 뒤쪽에 있던 담장이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거미줄 가득한 빈집에 '접근 금지'
흙벽 팽창에 외벽 탈락 '임시 보강'


남동구청과 인천시 등의 응급조치로 무너진 담장은 파란 방수천과 제방 등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담장 붕괴 사고가 난 당시에는 불과 두 팔 너비 정도 떨어진 빌라의 지하층 창문까지 담장 파편과 흙이 쏟아졌다고 한다. 창문에 설치된 방범창 덕에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해당 주민은 인근에 있는 친척 집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여기 앞집에 사는 사람이 담장 무너졌을 때 전쟁이 난 것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며 "사람은 안 다쳐서 다행인데, 저 담벼락이 무너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인천지역 곳곳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공가(빈집)·담장 붕괴, 토사 유출, 침수 등 소방본부에 53건, 10개 군·구에 21건 등 총 7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방범창 덕분에 큰 피해 면한 곳도
유정복, 예찰 활동·신속 조치 지시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인천 부평구 십정동과 남동구 구월동 등 피해 지역을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시장은 "지금 단순한 우기철이 아니라 장마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이달 내내 계속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며 "무엇보다도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재해 취약지구, 상습침수지구 또는 주민들로부터 미리 안전 신고가 들어온 지역에 대해 확실하게 예찰 활동을 해야 한다"며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조치하고, 유관기관과의 통신 체계도 점검해 매뉴얼을 잘 갖춰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10개 군·구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산사태·비탈면 등 위험지역 398개소를 긴급 점검하는 등 예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