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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지인 안양천 둔치에 설치된 체육시설물이 점용허가 등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점용허가를 받은 하천 오른쪽의 물놀이장과 달리 왼쪽의 농구장 등은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안양천 둔치에 설치된 체육시설물 상당수가 불법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철거위기에 놓이게 됐다.

특히 고령 인구 증가로 수요가 늘고 있는 파크골프장도 철거대상에 포함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점용허가 받지 않은 체육시설물 지자체에 철거 위기
한강유역환경청, 해당 지자체에 원상복구 명령


19일 광명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 등에 따르면 한강청은 최근 안양천 국가하천구역의 시설물 전수조사를 진행했으며 해당 지자체에 점용허가 등을 받지 않은 체육시설물에 대해 원상 복구토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천은 2019년까지 경기도지방하천으로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관리를 했었지만 2020년 1월부터 안양 경부선철교 하류 부분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됐을 뿐만 아니라 관리업무도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으로 이관되면서 둔치에 설치된 시설물이 예전에 비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금천구, 구로구, 양천구 등 안양천 국가하천구간 둔치에 야구장, 축구장, 농구장 등 상당수 체육시설물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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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지인 안양천 둔치에 설치된 체육시설물이 점용허가 등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점용허가를 받은 하천 오른쪽의 물놀이장과 달리 하천 건너 왼쪽의 농구장 등은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더욱이 노년층이 많이 찾는 안양천 둔치에 설치된 4~5곳의 파크골프장도 철거대상이 되면서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양천 둔치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던 계획이 틀어진 광명시도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대체부지를 단기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올 상반기 부산·경남·경북지역의 파크골프장 20여 곳이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설치된 사실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적발돼 원상복구명령을 받았으며 철거명령을 받은 지자체마다 대체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명시도 안양천 둔치에 신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용역발주 및 예산을 편성했지만 한강청의 부정적 입장으로 인해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한강청은 불법인 체육시설물을 원상복구 후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하천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외곽에 펜스를 설치하는 파크골프장은 사실상 조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강청 관계자는 "불법시설물을 합법으로 소급해 적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천 유속에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공유지에 설치한 시설물이 동호회처럼 특정인들이나 해당 지자체의 주민 등 특정 지역주민들만 독점해서 사용하는 것도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