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대한민국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
'제20회 대한민국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가 19일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아동이 성장하기 좋은 세상인가요?'를 주제로 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토론하고 있다. 2023.7.1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아동의 눈에 비친 인천은 성장하기 좋은 도시일까요.

19일 경인일보 인천본사에서 열린 '제20회 대한민국 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는 아동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현장이었다.

이날 총회에 참가한 아이들은 아동권리교육에서 '아동이 성장하기 좋은 세상이라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이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였다. 쉬고 싶을 때 쉬지 못하고, 학업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한민국은 얼마나 아동을 행복하게 하는지'에 대해 아동이 스스로 점수를 매기게 했는데 100점 만점에 최고점은 60점, 최하점은 10점대였다.

아이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휴식·여가시간을 원했고, 지금보다 다양한 경험을 희망했다.

'대한민국 행복' 묻자 10점대도 나와
각자의 바람 콕집어 메모 남기기도


아동총회 참가자들이 교육시간 중 남긴 메모에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을 더 많이 만들어주세요", "고학년용 놀이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안전·해양·진로 등 많은 과목을 체험하고 느끼게 해주세요", "다양한 체험과 경험의 기회를 갖고 싶어요"등의 바람이 담겼다.

이날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한 김혜은 강사(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는 아동을 미성숙한 객체로 보는 성인의 뿌리 깊은 편견이 차별을 유발한다고 했다. 아동을 관리·보호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아동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혜은 강사는 "아동 관련 법이나 정책도 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어른들이 만들고 바꾼다"라며 "아동들도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고 아동의 목소리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친구에 쉴권리·놀권리 알리고파"
내달 전국대회서 정책 제안 '목청'

이날 총회에서 지역 아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아이들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인천 아동대표로 나선 신다원 양(정각중2), 정유주 양(청람초5), 박지후 군(장아초4)은 인천을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다원 양은 "이번 총회에 참여하면서 아동 발달권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람은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와 인권을 갖고 있는 만큼 아동이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무시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유주 양은 "그동안 주변 친구들이 과도하게 학업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친구들에게 '쉴 권리', '놀 권리'를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박지후 군은 "어리기 때문에 받는 차별, 억압, 불평등 사례를 접하면서 답답하고 억울했다"며 "아동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게 당연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린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아동총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2조에 명시된 '아동의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17개 시도에서 열리는 지역대회에서 각 지역 아동대표가 선출되는데, 아동대표들은 오는 8월 열리는 전국대회에서 아동 관련 정책 제안 활동에 참여한다. 전국대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은 보건복지부를 통해 각 부처에 전달된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