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루한 장마가 이어지다 오랜만에 비가 그친 이달 12일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버스정거장. 아침 일찍 이곳을 찾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평소 통학 길은 어땠는지, 이번에 새롭게 운행되는 통학버스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등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직접 통학버스에 오른 도 교육감은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등굣길 조성을 약속하며 학생들을 배웅했다.
이날은 인천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친환경 통학버스인 '학생성공버스'가 첫 시범운행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인천에서 처음 달리는 친환경 학생성공버스는 대중교통 노선에서 벗어난 아파트 단지 등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학생들의 통학 여건을 개선하고자 인천시교육청이 기획했다.
이 버스는 시범운행 기간 송도, 청라·경서, 영종, 검단신도시, 서창·남촌, 부평(일신동) 등 6개 권역에서 총 27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중 3대는 수소버스다.
송도·청라·영종 등 6개 권역 27대 투입… 수소버스 3대
정부·지자체·기업들 업무협약 수소 전환 '한마음 한뜻'
통학도우미 1명씩 배치… 수요조사 통해 내년부터 확대

앞서 인천시교육청은 학생성공버스 운행을 위해 지난해 12월 시범운영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총 2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1월부터는 관련 TF를 운영해 교통 인프라 부족 지역 검토, 중·고등학교 배정, 통학길 관리 등 학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썼다.
학생성공버스는 학생들의 교육 복지 향상을 목표로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천시교육청은 앞서 지난 3일 환경부, 인천시, SK E&S, 현대자동차, 운수사업자(현대자동차, 신백승여행사, 제로쿨투어, 금강고속관광, 국제관광여행사, 이삼화관광) 등과 함께 '인천 수소 통학버스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진행될 학생성공버스 시범운행에 서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대규모 개발지역이나 구도심 등 동네에 대중교통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거나, 평소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통학 시간이 들쑥날쑥했던 중·고등학생 1천200여명의 등하굣길에 학생성공버스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생성공버스가 다니는 중·고등학교 40여곳을 대상으로는 학생 환경교육 상담(컨설팅), 수소차와 관련된 현장 견학 등도 지원한다. 버스에는 학생들의 승·하차와 안전을 관리할 통학 도우미도 1명씩 배치된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업인 만큼 학생성공버스는 벌써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인천시교육청의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시범운행 이후 학생성공버스 운영을 반기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한 작성자는 "교육청이 이런 사업도 할 수 있다는 데 놀랐고, 학생성공버스 운영을 추진한 담당 부서와 교육감, 관계 기관까지 모두 감사하다"며 "버스 이름처럼 사업이 성공하고 아이들도 더 편안하게 등교하도록 노선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학생성공버스 사업은 올해 시범운행을 토대로 평가와 수요조사, 보완책 마련 등을 거쳐 내년부터 확대될 예정이다. 학생성공버스가 더 늘어나면 기존 6개 지역뿐 아니라 평소 등하교에 어려움을 겪었던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인천시는 2030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인데, 이에 맞춰 환경부는 인천을 학생 통학버스나 직장인 통근버스 등 다양한 수소버스를 도입하는 선도지역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어떠한 정책을 만드는 이유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함이고, 이 중 교육청의 '적극행정'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의지이기도 하다"며 "이번에 시범 운영하는 '학생성공버스'가 적극 행정의 좋은 사례로, 아이들의 미래와 배움에는 매뉴얼이 없다는 인식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