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을 두고 인천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교직 사회에서는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교사노동조합은 21일 인천시교육청 정문 우측에 서초구 A초등학교 사망 교사를 위한 추모공간을 마련해 오는 23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교사는 물론 시민들도 찾아와 추모할 수 있다.
인천교사노동조합, 교육청 정문에 추모공간 마련
성명 통해 진상조사 촉구 "교권보호 대책 마련을"
인천교사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교사들의 상처가 곪아 터지면 결국 공교육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A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회복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도 했다.
인천교사노조는 성명에서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 손잡아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다"며 "선생님의 죽음에 그 어떤 의혹도 없도록, 그리고 오늘도 '자존'이 아니라 '생존'을 고민하는 현장의 교사들을 보호하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고인을 애도했다. 인천전교조는 학급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사실상 교사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학교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교사가 교실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이초등학교에서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한국교총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진상규명과 교권이 존중되는 정당한 교육활동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23.7.20 /연합뉴스
인천전교조는 보도자료에서 "다시는 위기 상황 앞에 교사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도록, 구성원들이 서로 믿고 배려하는 따뜻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육 당국은 학교를 지키고 교사들이 안전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앞서 지난 20일 교육감-교육장 주간 정례회의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 조성을 강조했다. 교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인천시교육청 차원의 지원은 물론 법·제도 정비와 정착이 이뤄지도록 힘쓸 예정이다.
도 교육감은 "교권 존중을 위해 교내 교권보호위원회 운영을 강화하겠다"며 "학생 인권이 보호받고 교권도 함께 존중받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