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천지역 물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인천 내항 인근에 집중돼 있던 보세창고는 신항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쿠팡 등 내수용 화물을 취급하는 대형 물류창고가 보세창고가 떠난 자리에 우후죽순 자리 잡고 있다.
23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2022년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인천지역 보세창고 14개가 폐업했다. 2022년 폐업한 보세창고 대부분은 내항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74년 운영을 시작한 내항은 인천항의 중심 항만 역할을 해왔으나 2005년 남항, 2007년 북항, 2015년 신항이 각각 개장하면서 물류 거점으로서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인천항 보세창고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200여개가 성업했지만 갈수록 줄어들어 현재 139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신항에 항만 배후단지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내항에서 신항으로의 보세창고 이동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내항서 신항으로 보세창고 이동
쿠팡 등 대형창고가 빈자리 채워
"도시계획 측면 관리 방안 필요"
과거 수출입 위주였던 인천의 물류 지형도 내수 물류 중심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최근 쿠팡 등 국내 전자상거래가 크게 확산하면서 상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포장 등을 거쳐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배송하는 대형 물류창고가 급증하고 있다.
인천에 있는 연면적 1만㎡ 이상 물류창고는 42개로, 이 중 40%에 해당하는 17개가 지난해와 올해 생겨났다. 이들 대형 물류창고 대부분은 내항 인근 보세창고가 떠난 자리에 들어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보세창고가 있던 곳이라 대형 물류창고를 건설하는 데 부담이 없고, 경인고속도로와 수도권순환고속도로가 주변에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대형 물류창고 입지로 최적지라는 것이다. 서울과 비교해 토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부 김운수 선임연구위원은 "수출입 물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내항 일대는 보세창고가 줄어들고 내수용 대형 물류창고가 들어서는 등 역할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형 물류창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안도 도시계획 측면에서 모색돼야 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