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나는 왠지 우울하다, 왜 그럴까? 하루 시작이 상쾌함이 없이 걱정과 근심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왜일까? 내가 가꾸고 있는 농장과 주변 산들이 가을이 아님에도 황색 낙엽이 되어 녹색으로 푸르렀던 산들이 갑자기 모자이크 점박이 산이 되어버렸다. 그 이유는 주변 산의 나무들이 소나무류 재선충에 감염되어 많은 나무가 잣나무들과 함께 즐비하게 고사하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가, 갑자기 우울해진 이유가. 그렇다. 요즘 나는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태어나서 어린 유아 시절을 나무로 만든 요람에서 놀다가 성장하고 병들어 죽게 되면 나무 관으로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 순환 체계가 그런 것처럼 인간들은 자연 속의 나무와 더불어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자연 속의 나무와 식물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자연 속 나무와 더불어 사는 人生
지구 온난화·병충해에 소멸 진행
탄소 저장량 떨어지는 노목 '벌목'
지구의 가속화 되는 온난화와 소나무류 재선충과 같은 병충해로부터 나무들이 소멸 되어가고 있다. 우리 주변 산하가 끔찍한 불모지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우리는 나무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를 선별 벌목하는 방제 방법으로 수림을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잣나무를 비롯한 재선충 감염 예상 나무는 선제 벌목하여 목재화하고 벌목지는 새로운 나무를 심어 미래 산림순환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나무가 25년의 세월이 흐르게 되면 현저하게 탄소 저장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무를 벌목해서 목재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벌목해서 건조된 나무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익한 목재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럼 이 목재를 활용하여 목재친화도시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목재 친화도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열하자면 시민 목공교육 프로그램운영, 목재 특성화 거리조성, 공공목조건축의 신축 또는 개축, 우리 고장 목재 생산 가공 이용망 구축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미래 지향적으로 목재에서 추출한 나노셀로우스 섬유를 활용한 2차 전지사업,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녹색경제(Green Economic)산업 등을 접목하여 새로운 목재친화도시를 건설해보자.
목재의 이용을 통한 쾌적한 생활환경의 조성 및 탄소저장 확대는 국민 건강 증진과 문화적 생활의 향유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임을 인식하여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동시에 미래세대에게 목재 이용이 계승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현행법으로 만들어진 목재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의 기본적 이념이다. 목재친화도시 조성에 대한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목재이용법은 탄소 중립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현시점에서 지켜야 할 중요한 법이다. 요즘 기후변화에 기인한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고, 농경지가 유실되고 많은 인명과 재산이 손실되어 지역마다 정부에서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우리의 삶이 너무 불안하다.
미래지향적 녹색경제산업 접목해
자연순환체계 존중해야 재해 예방
목재친화도시를 만들어 자연의 순환체계를 존중하는 것이 자연재해를 예방한다고 생각한다. 목재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 제4조 책무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목재문화의 진흥과 목재교육의 활성화 및 목재제품의 체계적 안정적 공급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여 목재의 지속 가능한 이용이 증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첨언컨대 노력하고 권장하는 식에 구속력이 없는 생활환경 생태법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노력해야 한다'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구속력 있는 의무사항으로 개정하고 지역별로 목재친화도시를 만들 것을 정부에 정중히 건의한다. 나무와 공존하는 우리의 행복한 삶을 꿈꾸어 본다.
/이우인 (사)가평숲공소 이사장·목재교육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