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동 김구동상 안경 파손
지난 2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신포동에 설치된 김구 동상이 안경이 부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해 10월 촬영한 김구 동상 모습. 2023.7.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백범 김구 선생의 안경을 고쳐줄 사람 없나요?"

인천 중구 신포패션문화거리에 있는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 동상의 동그란 안경이 떨어져 나갔다. 동상을 세운 인천 중구청은 이를 수리해줄 업체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중구 신포패션문화거리 내 김구 선생 동상 안경이 파손된 채 발견됐다. 중구청은 주변 지역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다. 어린 학생이 김구 선생 동상 안경을 만지던 중 부러지자 어쩔 줄 몰라 하다 동상 밑에 안경을 두고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난달 어린 학생이 만지다 파손
고의성 없어 책임 등 묻지 않기로


중구청이 2021년 10월 세운 이 동상은 김구 선생이 두 차례 투옥됐던 옛 인천감리서(仁川監理署) 주변에 '백범 김구 역사거리'를 조성하면서 180㎝ 높이로 만든 것이다.

김구 선생 동상은 사진 촬영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김구 선생을 상징하는 안경이나 도포 등을 만지며 사진을 찍는다. 그러다 보니 코와 귀 쪽의 안경테 연결 부위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침 그 학생이 안경을 건들면서 부서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구청은 CCTV 화면에 포착된 학생이 고의로 동상의 안경을 파손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예산을 들여 동상을 수리하기로 했다.

수리 난이도 높아 업체들도 난색
중구 "늦어도 내달까지는 완료"


문제는 동상이 미술작품이어서 특수 용접을 해야 하는데, 수리 의뢰를 받은 업체들이 자칫 작품을 망가뜨릴 수 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구청은 동상을 제작하는 업체에도 문의했지만, 다른 사람의 작품을 수리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김구 동상은 안경이 없는 채로 한 달째 방치되고 있다.

중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용접이나 동상을 제작하는 업체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동상을 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