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6-8공구
아파트 단지에 싸인 R2블록-드론으로 촬영한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블록 모습. 아파트 단지에 싸인 원형 땅이 R2블록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도시공사(iH)가 송도국제도시 노른자위 땅인 R2블록을 특정 업체에 맡겨 개발(케이팝 콘텐츠 시티)하는 방안을 검토해 특혜 논란(7월17일자 1면 보도=송도 R2 토지매매 수의계약 검토… 경제청·iH '특혜 논란'도 불보듯)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천경제청이 해당 부지 개발을 제안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모 방식을 통해 특혜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인데, 해당 사업을 인천경제청에 제안하고 준비해온 특정 업체가 유리할 것이라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송도 8공구 R2블록(15만8천㎡)과 인근 B1·B2블록을 합친 약 21만㎡ 부지를 제안공모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과 iH가 해당 부지를 특정 업체 A사에 수의 계약 방식으로 매각할 수 있는지 검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우려가 제기되자, 공모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인천경제청, 21만㎡ 개발 방식 선회
기존 방향 유지 '특정업체 유리' 지적
"투명 공개 다양한 의견 반영" 해명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과거 A사가 제안한 개발 방향(케이팝 콘텐츠 시티)을 유지하는 제안공모 방식을 선택했다. 해당 부지에 글로벌 케이팝 기획사를 유치하고 케이팝 전용 아레나, 케이팝 제작 스튜디오 등을 건립하겠다는 게 인천경제청 구상이다.

인천경제청과 iH가 A사와의 수의 계약을 검토한 것과 관련해 김진용 청장은 "해당 업체의 제안(케이팝 콘텐츠 시티)에 대해 토지주인 iH에 의견을 묻는 공문을 한 차례 보냈을 뿐 개발 방식과 관련해 그동안 결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투명하게 공개된 제안공모 절차를 통해 계획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쏟겠다"고 해명했다.

인천경제청이 특혜 우려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특혜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A사가 다른 업체들보다 먼저 국내 유명 케이팝 기획사들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키고 사업 구조를 함께 설계한 만큼 제안공모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유명 케이팝 기획사가 몇 군데 안 된다는 점에서,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올 9~10월께 제안공모 공고를 낼 계획이며 공모 기간도 충분히 줄 방침"이라며 "내부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세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케이팝 콘텐츠 시티 프로젝트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케이팝 콘텐츠 시티 사업의 앵커 시설인 아레나의 경우 영종국제도시(카지노복합리조트)와 청라국제도시(스타필드 청라 돔구장)에도 조성될 예정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개발 사업자에게 일정 부분 이익을 주려면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 건립이 필요하다. 송도 6·8공구 주민들이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시설 건립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청의 주민 설득도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제안공모 과정에서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송도 주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