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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최근 인천항에서 불법 체류 신분을 속이고 일한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항만 내에서 중고차를 분해해 컨테이너에 싣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출국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면서 인천 내항 등지에서 버젓이 항만 노동자로 일해온 것이다.

인천항은 국내에서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내국인도 철저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친 후에야 출입할 수 있다. 내국인의 경우 방문 목적 등을 확인하고, 신분증을 받아 항만출입증을 교부하고 있다. 몸수색 과정을 거쳐야 하고 차량은 내외부 검문검색 후에야 출입할 수 있다. 무역항의 보안 강화는 항만을 통한 밀수나 밀입국 등의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곳에 불법 체류자들이 무더기로 작업해 왔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불법 체류자들이 인천 내항을 무단으로 출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항만 보안 당국이 여권만으로 신원 확인을 해왔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발급받은 비자 종류와 체류기간 만료일 등이 적힌 비자는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도 본인의 여권으로 내항을 드나들었다.

이번 사건이 경인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인천항 업계 안팎에선 외국인 노동자의 신원 확인 과정과 관련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항만 내에서 이뤄지는 작업들은 대부분 '3D 업종'이어서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데도 항만 당국은 손을 놓다시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는 고용업체가 불법 체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하고 인천항 보안기관이 엄격하게 검증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사실상 항만이나 공항이 국경 역할을 한다.

인천항은 수도권의 관문이자 우리나라의 국경이다. 국경을 출입하는 이들을 소홀히 관리해서는 안 된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