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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특보·객원논설위원
신문과 방송에서 교권 추락이라는 비통한 뉴스들을 접하며 교육에 대한 기고문을 쓰자니 많이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타고난 인성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사회인이 되는 것이고, 이렇듯 교육의 중요성이 늘 강조되면서 이 사회는 어찌 점점 더 황폐해지는지 모를 일이다. 인간은 교육으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무색한 현실이 안타깝다.

학생성공시대 원년으로 삼고 출범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2기 지난 1년은 코로나19 사태에 무난히 대응하면서 지난 4년간 준비했던 인천 미래 교육의 토대를 잡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러 성과 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인천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들 수 있다. 그것은 시민과 함께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토론회를 통한 시민문화운동, 바다학교 운영 등 해양교육, 읽고·걷고·쓰기(읽걷쓰)교육, 전국 최초 학생성공버스 운행, 그리고 체험을 위주로 한 다양한 지역교육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인천시교육청은 한국매니페스토 선거공보 분야 최우수상을 비롯해 교육 분야 적극행정 우수 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교육 분야 정부혁신 우수 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교육부 주관 지방교육재정 우수 기관,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교육청 영예도 얻었다. 당초 일부에서 다소 결이 다른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협업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상호 협조가 잘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음은 학생 존중과 교권 존중의 기조가 바탕이 된 교육 현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은 전인교육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놓고 볼 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 현장의 우려스러운 일들을 가벼이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천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5년 동안 학생과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가 44명에 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코로나19 시국 비대면 수업 기간에는 교사 폭행 사건이 다소 감소했다지만, 대면 수업 재개로 인해 이제 더 늘어날 것으로 염려된다.

확산하는 교권 추락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와 당국은 무슨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는 교육 문제를 전적으로 교육기관의 몫이라 외면하고 교육기관은 지혜가 아닌 지식 전달만이 기능이라고 한다면 이런 일은 앞으로 더 심하게 벌어질 것이다.

앞으로 인천교육은 건전한 가치관과 인성으로 무장한 '인천인'을 양성하는 데 더욱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 인천 알기 프로그램, 시민과 함께하는 걷기 캠페인, 질문하고 상상하며 걷는 시민문화운동도 선진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마땅한 정신과 행동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수학 공식이나 단어 하나를 더 외우는 능력을 키우는 일보다 양보와 배려, 정직과 질서, 청결을 생활화하는 교육, 공중도덕, 어른 공경, 효, 검약 등 인성교육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이런 교육이 어려서부터 체질화되어야만 학교폭력이나 학생·학부모로부터 교사가 폭행을 당하는 사건은 물론 흉악한 사회 범죄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선진 시민의식을 잘 교육받은 아이들이 이 세상을 이끄는 주역이 되었을 때 사회는 지금보다 더 정화되고 정돈되지 않겠는가. 필자는 이런 선진 시민교육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어려서부터 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정은 가정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교육기관은 교육기관대로 역할을 분담해 공동 책임을 가지고 전개해 나갈 일이다.

교육은 절대 정쟁의 수단이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기간 내에 무엇을 얻고자 해서도, 한 줄의 슬로건이나 표어로 정의되어서도 안 된다. 오직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으면 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2기 남은 3년도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결대로 자랄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기조를 잘 지켜주기 바란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많은 성과를 거둔 인천교육 관계자들의 헌신적 노고는 시민사회가 잘 인정해 주리라 믿는다.

/신원철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특보·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