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거주하는 아동·청소년이 물질적으론 풍요롭지만, 삶의 질적인 측면에선 비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나친 사교육과 학업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27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3 수도권 아동·청소년 웰빙(well-being)'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아동·청소년(0~17세)의 빈곤율은 동률을 기록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비수도권 아동·청소년 빈곤율보다 낮았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21년에서 수도권 아동·청소년의 빈곤율은 8.6%였는데, 이는 비수도권(11.2%)보다 2.6%p 낮은 수치다. 2020년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9.8%를 기록하며 동률을 이뤘다.
물질적인 지표는 수도권 아동·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지만, 전반적인 삶의 지표는 비수도권보다 떨어지는 상황으로 분석됐다. 이런 경향은 수도권 아동·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인지도와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인지방통계청 '웰빙 보고서' 분석
빈곤율은 비수도권보다 낮았지만
2016~2021년 스트레스 인지도 높아
2021년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수도권 아동·청소년의 비율은 39.7%로 비수도권(37.9%)보다 높았다. 수도권 아동·청소년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실시한 스트레스 인지도 조사에서 모두 비수도권 학생들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조사는 2012년부터 2년 주기로 6번 실시됐는데 수도권 아동·청소년이 비수도권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았던 경우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한 번뿐이다. 2022년 조사에서 비수도권 아동·청소년은 60.6%가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수도권 아동·청소년의 만족도는 60.5%로 집계됐다.
지나친 사교육, 삶의 지표에 악영향
수도권 아동·청소년의 전반적인 삶의 지표가 비교적 떨어지는 이유는 지나친 사교육과 학업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사교육 참여율에 따라 스트레스 인지도와 삶의 만족도 수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기였던 2020년 수도권 아동·청소년의 사교육 참여율은 70.3%였다.
하지만 지난해 정상 등교를 시행하면서 사교육 참여율도 82.3%로 크게 증가했다. 스트레스 인지도는 2020년 35.5%에서 2021년 39.7%로 상승했다. 삶의 만족도는 2020년 62.5%에서 2022년 60.5%로 2%p 하락했다. 사교육이 늘어날수록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삶에 불만족하는 경우가 증가한 셈이다.
한편 경인지방통계청은 심각한 저출생 상황 속에서 아동·청소년의 개인적·사회적 환경과 관련된 통계개발 및 분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해당 보고서를 작성했다. 올해 기준 수도권 아동·청소년 인구는 전체 수도권 인구의 13.5%(352만8천명)를 차지한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