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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복행 항공기상청장
지난 5월 슈퍼태풍 '미와르'가 우리나라의 인기 관광지인 '괌'을 강타하여 3천여 명이 큰 불편을 겪었고 세계 곳곳에서는 폭염과 폭우가 빈번하게 나타나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 항공 분야는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할까?

최근 영국 레딩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1979~2020년) 항공기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강도의 청천난류 발생이 1979년 70시간에서 2020년 96시간으로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청천난류(晴天亂流, Clear-Air Turbulence)는 말 그대로 '구름 없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난류'다. 조종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산이나 구름이 만들어 내는 난류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항공기가 운항 중에 예상하지 못한 심한 청천난류를 만나면 기체가 손상되거나 승무원이나 승객이 다치는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태풍 미와르 괌 강타 3천여명 불편
청천난류 2020년 96시간 40년새 37%↑
기체 손상·승객 부상사고로 이어져


미국의 항공사고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2년) 동안 총 54건의 항공기 사고가 난류로 인해 발생했고 지난 7월4일에는 하와이안항공 항공기가 강한 난류를 만나 승무원을 포함한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레딩대학교 연구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주요 항공 노선에서 난류 발생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겨울에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로 증가하면 항공기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강도의 난류 발생률도 8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변화 영향이 커질수록 항공운항을 위협하는 난류 발생도 증가한다는 것으로 이러한 발견은 난류로 인해 항공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난류는 기후변화에 따라 전 세계 주요 항로에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은 난류 발생률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이런 난류로부터 안전하게 운항하기 위해서는 난류를 정확하게 탐지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항공기상청은 전 세계의 난류 발생을 예측하는 '전지구 항공난류 예측시스템'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운항 중인 항공기에 장착된 기기를 활용하여 난류를 탐지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조종사, 관제사 등 항공기상정보 사용자가 난류 예측정보를 믿고 사용하도록, 국제항공운송연합(IATA, International Aviation Transportation Association)의 항공난류 관측자료로 난류 예측 정확도를 검증하고 있다. 항공기상청은 난류에 대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의미있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라 증가하는 난류처럼 다가올 미래의 항공 체계를 대비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항공교통 지원 항공기상 기술개발(NARAE-Weather)'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27년에는 난류를 포함한 위험 기상정보를 더욱 상세하고 자주 제공하여 관제기관, 항공사 등이 위험기상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항공기상청, 예측시스템 개발·운영
위험기상 효율 대응 차세대사업도

기후변화로 인해 난류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가 항공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여 온실 효과로 기온이 상승하고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는 다양한 변화로 천둥번개, 난류, 태풍과 같은 위험기상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항공운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 사회와 자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항공산업에도 미치고 있다. 항공기상청은 이러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기후변화가 항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며 난류를 포함한 위험기상을 탐지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향상함으로써 항공운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허복행 항공기상청장